관절염 통증 63% 줄이는 신발 선택법

생체역학 데이터는 지지형 운동화가 무릎에 가해지는 힘을 최대 15%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그런데 임상시험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지형 신발을 신은 무릎 관절염 환자의 보행 시 통증이 유연한 납작한 신발 그룹보다 63% 더 많이 감소한 것이다.

이 역설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멜버른대학교 케이드 패터슨(Kade Paterson) 부교수팀이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2026년 2월 발표한 최신 임상시험이다. 그리고 이 연구는 무릎 관절염과 고관절 관절염에서 최적의 신발이 왜 다른지도 처음으로 비교했다.

신발이 관절에 영향을 주는 원리

골관절염(osteoarthritis)은 관절 주변의 뼈, 연골, 인대, 근육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통증과 경직을 유발하며, 심하면 보행 장애로 이어진다. 호주에서만 약 235만 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비만율 상승에 따라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신발은 우리 몸과 지면 사이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발을 디딜 때마다 지면 반력이 다리 위로 전달되는데, 신발의 굽 높이와 밑창 구조에 따라 무릎·고관절에 전달되는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 관절염 환자에게 ‘적절한 신발 착용’을 권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이힐과 아치 깔창이 관절에 미치는 실제 영향

굽 높이의 영향은 수치로 명확하다. 6센티미터 굽 신발은 맨발 보행과 비교해 무릎 관절 힘을 평균 23% 증가시킨다. 관절에 이미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 이 수치는 체감 통증에 직결된다.

지지형 신발의 경우는 더 흥미롭다. 아치 지지대, 단단한 밑창 등 지지 기능이 강화된 신발은 일반 신발보다 무릎 관절 힘을 최대 15%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치 지지 깔창(insole)을 추가했을 때도 무릎 힘은 최대 6% 더 높아졌다.

생체역학적으로만 보면 지지형 신발은 관절에 더 나쁜 선택처럼 보인다.

그런데 임상시험 결과는 왜 반대인가

패터슨 부교수팀은 2021년 무릎 관절염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지지형 운동화 또는 유연한 납작한 신발을 하루 최소 6시간, 6개월간 착용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지지형 신발 그룹의 보행 시 무릎 통증이 유연한 신발 그룹보다 63% 더 많이 감소한 것이다.

2026년 2월 발표된 새 임상시험에서는 고관절 관절염 환자 120명을 같은 방식으로 연구했다. 결과는 달랐다. 지지형 신발과 유연한 신발 사이에 고관절 통증 감소 차이가 없었다.

패터슨 부교수는 이 차이에 대해 무릎 관절염에서 관절 힘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신발의 지지 구조가 통증 완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관절은 주변 근육 조직이 상대적으로 풍부해 신발 유형의 영향이 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연한 신발도 만능이 아닌 이유

두 임상시험 모두에서 한 가지 공통된 결과가 나왔다. 유연한 납작한 신발을 신은 그룹은 지지형 신발 그룹보다 발 통증 등 합병증 발생률이 더 높았다. 관절 힘을 낮추는 생체역학적 이점이 있더라도, 발 자체에 대한 보호 기능이 부족하다는 실질적 단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낙상 위험 측면에서도 고려가 필요하다. 굽이 높거나 좁은 신발,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은 관절 힘 증가 외에도 낙상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환자라면 신발 안전성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를 위한 신발 선택 가이드
이미지 출처: ScienceAlert

관절염 유형별 신발 선택 실전 가이드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무릎 관절염이라면: 아치 지지대와 안정적인 밑창을 갖춘 지지형 운동화가 통증 감소에 유리하다. 생체역학적으로는 힘이 더 많이 전달되더라도 임상적 통증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고관절 관절염이라면: 신발 유형이 고관절 통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단, 낙상 예방을 위해 굽이 낮고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한다.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 굽이 높거나 좁은 신발, 잘 맞지 않는 신발은 피한다. 특히 낙상 위험이 있는 고령 환자는 신발 안전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패터슨 부교수는 “운동, 체중 관리, 영양 섭취, 일부 진통제 등 비수술적 치료와 함께 신발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발은 관절염 자가 관리의 한 요소이지 유일한 해법이 아니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사, 포디아트리스트(발 전문의),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권장된다.

※ 면책 조항: 이 글은 의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은 다를 수 있으므로, 관절염 관련 신발 선택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담당 의사 또는 관련 전문가에게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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