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가 직장인 AI 활용 분석했더니, 상위 5%만 달랐습니다

AI로 더 빠르게 일하려 한다. 당연한 목표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KPMG와 텍사스대 연구팀이 수천 명의 직장인을 분석했더니, 상위 5%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AI를 ‘더 빠르게’ 하는 도구로 쓰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AI를 쓰는 방식

회사에 AI가 도입된 지 1년이 됐다고 해봅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용도가 뭘까요?

보고서 교정, 회의 요약, 반복 이메일 초안 작성. 야근 전 빠르게 만드는 보고서 요약본, 퇴근길 지하철에서 다듬는 답장. 업무가 조금 편해진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걸 열심히 해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방식을 ‘좁은 업무 위임(narrow task deleg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미 정해진 단순 작업을 AI에게 떠넘기는 것이죠. 편하긴 합니다. (저도 꽤 씁니다.) 하지만 이건 AI의 극히 일부만 활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는, 아무리 AI를 열심히 써도 격차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100만 건 대화가 밝힌 것

KPMG와 텍사스대 연구팀은 특이한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 수천 명의 KPMG 직원들이 업무에서 AI와 나눈 대화 100만 건 이상을 수개월에 걸쳐 분석했습니다. 표본이 빈약하면 결과가 흔들리는 법인데, 이 정도면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항목을 들여다봤습니다. 작업의 복잡도, 프롬프트를 얼마나 반복·수정하는지, AI를 어떤 맥락에 쓰는지. 그 결과 매우 일관된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전체 직원 중 약 5%만이 고급 AI 사용자로 분류됐습니다.

이 5%가 나머지 95%와 달랐던 건 기술적 능숙도가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AI를 ‘지적 토론 상대(intellectual sparring partner)’로 대했습니다. 이메일 교정 같은 단순 작업이 아니라, 가장 복잡하고 야심 찬 과제에 AI를 먼저 꺼냈습니다. 그리고 AI가 준 첫 번째 답을 그냥 쓰지 않았습니다. 경계와 조건을 설정하고, 답변을 반복 수정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갔습니다.

연구에서는 이걸 ‘목적 있는 반복(purposeful iterat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단순히 묻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대화를 계속 심화시키는 방식입니다.

AI를 사고 파트너로 만드는 3가지 방법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려운 문제부터 꺼내세요.

AI를 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이 작업 좀 도와줘’입니다. 그런데 상위 5%는 반대로 접근합니다. “지금 내가 가장 머리 아픈 문제가 뭐지?” 그걸 AI에게 가져갑니다. 팀 전략 방향 설계, 고객 이탈 원인 분석, 다음 분기 리스크 예측. 혼자선 잘 안 풀리는 복잡한 과제에 AI를 먼저 씁니다.

둘째, 질문 전에 조건을 설정하세요.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보다 “30대 직장인 관점에서, 추가 비용 없이, 오늘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해줘”가 훨씬 유용한 답을 만들어냅니다. 제약을 주는 것이 오히려 AI의 답을 구체적으로 만듭니다. 프롬프트에 ‘역할’, ‘조건’, ‘원하는 형식’을 미리 담는 연습을 해보시길.

셋째, 첫 번째 답으로 끝내지 마세요.

AI가 답을 줬을 때 그냥 쓰면 95%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 “반대 의견은 없어?”, “이 부분 더 구체적으로”처럼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좋은 AI 활용은 질문이 계속 깊어지는 대화입니다. (처음엔 어색합니다. 그냥 씁니다.)

조직도 바뀌어야 한다

상위 5%가 5%인 건, 개인이 특별히 천재여서만은 아닙니다. 조직이 그 습관을 설계하고 가시화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Phys.org와의 인터뷰에서 KPMG AI 혁신 총괄 스티브 체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툴만 제공하고 알아서 쓰라고 하는 건 충분하지 않습니다.” KPMG는 상위 5%의 패턴을 분석해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과 루틴으로 만들었습니다. 효과적인 AI 사용 습관을 팀 전체가 볼 수 있게 만든 겁니다.

회사 차원의 변화가 어렵다면, 팀 안에서 작게 시작해도 됩니다. 서연이나 현우가 AI와 나눈 복잡한 대화를 공유하는 자리. 그것만으로도 팀 전체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결론은, AI를 잘 쓰려면 ‘더 빠르게’라는 목표부터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속도가 아니라 생각. 위임이 아니라 협업. 오늘 AI에게 던지는 질문을 하나만 더 어렵게 만들어보시길.

Photo by Vanessa Garcia on Pexels

김노마

🧠 뇌과학 ・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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