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2 검사 결과지에 ‘정상’ 도장이 찍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뇌 MRI에는 다른 이야기가 나타났습니다. UCSF 연구팀이 치매 없는 건강한 노인 231명의 뇌를 분석했더니, 수치상 정상인데도 이미 변화가 시작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상이란 기준, 어디서 왔을까
현재 B12 결핍 기준은 148 pmol/L입니다. 이 수치 이상이면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뇌 건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오래전에 주로 빈혈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입니다.
Annals of Neurology에 발표된 UCSF 연구에서 참여자의 평균 B12 수치는 414.8 pmol/L였습니다. 기준의 약 2.8배,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뇌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기준 자체가 뇌 건강의 최적 수준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핵심 주장입니다.
총 B12 검사가 놓치는 것
병원에서 하는 일반 B12 검사는 ‘총 B12’를 측정합니다. 그런데 혈액 속 B12의 일부는 운반 단백질에 묶여 있어 세포가 실제로 사용하지 못합니다. 창고에 재고는 있지만 현장에 못 보내는 상황과 같습니다.
UCSF 연구팀은 총 B12 대신 실제 세포에서 쓰이는 ‘활성형 B12(bioactive B12)’를 측정했습니다. 활성형 수치가 낮을수록 인지 처리속도가 느렸고, 시각 반응도 지연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이 차이는 더 컸습니다. 정상 판정을 받더라도 활성형 수치는 별도로 확인해야 전체 그림이 보입니다.
뇌 백질이 줄어드는 조용한 과정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결과는 뇌 MRI였습니다. 활성형 B12가 낮을수록 뇌 백질 병변(white matter lesion) 부피가 더 컸습니다.
백질은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 다발입니다. 이 부위의 손상이 누적되면 치매, 뇌졸중 위험과 연관됩니다. 참여자 231명은 모두 치매도 경도인지장애도 없었습니다. 평균 나이 71세의 건강한 노인들이었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종합 리뷰도 B12 결핍이 특히 고령자에게 신경학적·인지 문제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임을 재확인했습니다.
B12 흡수가 떨어지는 사람 따로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B12 흡수 효율은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위산 분비가 줄고 내인자(intrinsic factor) 생성도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먹어도 흡수가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다음에 해당한다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 메트포르민(당뇨 치료제) 장기 복용 — B12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위산 억제제(PPI) 장기 복용 — 위산이 줄면 식품 속 B12 분리가 어렵습니다.
- 채식·비건 식단 — B12는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합니다.
- 위장 수술 병력 — 내인자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025년 메타분석도 고령자, 채식주의자, 위장 문제가 있는 분들이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고위험군임을 강조했습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 두 가지
거창하지 않습니다. 먼저 이 두 가지부터 확인해보세요.
첫째, 최근 혈액 검사 결과를 꺼내보세요. B12가 정상 범위이더라도 기억력, 집중력, 시야 변화를 느끼고 있다면 담당 의사에게 활성형 B12(홀로TC) 검사를 따로 요청해볼 수 있습니다. 아직 표준 검사 항목은 아니지만 신경과적 증상이 있는 경우 요청이 가능합니다.
둘째, 식단을 점검하세요. B12는 생선, 조개류, 달걀, 유제품에 풍부합니다. 갈치조림 한 토막, 달걀 두 개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채식 위주라면 영양제를 통한 보충이 현실적입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2025년 멘델 무작위화 연구는 이미 충분한 사람에게는 B12를 더 높인다고 해서 인지 기능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보충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입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지금 바로 혈액 검사 결과지 하나를 꺼내보세요. 특히 50대 이상이고 채식 위주이거나 위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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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책 조항: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약물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