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은 많이 할수록 좋다는 말 뒤에는 꼭 ‘열심히’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더 오래, 더 자주, 더 무겁게. 그게 맞는 방향이라 믿어왔다. 그런데 30년이라는 시간이 그 믿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14만 7천 명에게 30년간 물어봤다
2026년 6월,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연구 하나가 실렸다. 미국에서 30년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추적 조사다. 간호사 건강 연구와 의료 전문직 추적 연구를 합산한 결과, 14만 7,374명의 데이터가 쌓였다. 평균 나이 54세. 추적 기간 동안 사망한 참여자만 3만 5,798명이었다. 이 정도 규모의 연구가 내놓는 숫자는 함부로 흘려들을 수 없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매주 얼마나 근력운동을 했는지 추적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맨몸운동, 기구 운동 모두 포함됐다. 그리고 운동 시간과 사망률 사이에서 뚜렷한 패턴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구간은 따로 있다
핵심은 숫자다. 주당 90~120분의 근력운동을 한 집단은 전혀 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이 13% 낮았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19%, 신경계 질환 사망 위험은 27% 줄었다.
미국 심장 전문의 메리 그린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두고 근력운동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개선하며 혈관 내피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2형 당뇨 위험이 낮아지고 인슐린 민감성이 올라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더스-사이나이 병원의 클라린다 하우겐 박사는 “근육량을 키우면 대사 건강이 개선되고 심혈관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골밀도 향상, 균형 감각 개선, 체중 관리는 이미 잘 알려진 이점이다. 여기에 수명 연장이라는 한 줄이 더 추가됐다.
120분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 잠시 핵심 질문을 짚고 넘어가자. 90~120분이 최적이라면, 그 이상은 어떨까.
주 120분을 넘겨도 수명 연장 효과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더 많이 한다고 더 오래 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굳이 따지자면 스마트폰 배터리와 비슷하다. 40%에서 80%로 채우는 구간이 가장 효율적이다. 100%까지 꽉 채운다고 배터리 수명이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근육도 비슷하다. 자극과 회복의 사이클 속에서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구간이 존재한다.
암 위험에서는 흥미로운 역전이 관찰됐다. 암 발생 위험 감소는 오히려 낮은 강도의 운동 구간, 즉 주 1~59분 수준에서 더 두드러지는 패턴이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를 운동 종류·강도·초기 건강 상태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근력운동과 암의 관계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 시간을 현실적으로 채우는 법
주 90~120분은 생각보다 달성하기 어렵지 않다. 주 3회 헬스장을 다닌다면 회당 30~40분이면 된다. 주 2회라면 각 45~60분이다. 퇴근 후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기구 운동을 30~40분씩 해도 충분히 이 범위에 들어온다.
기구 운동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맨몸 스쿼트, 팔굽혀펴기, 플랭크 같은 맨몸 근력운동도 집계된다. 주말에 한강 공원 잔디밭에서 30분 맨몸 루틴을 해도 된다. 근육에 저항 자극을 주는 모든 형태의 운동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웨이트를 시작했을 때는 1시간을 못 채우면 괜히 아쉬웠다. 그런데 이 연구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주 2시간이라는 명확한 목표치가 생기면, 오버트레이닝 걱정 없이 꾸준히 이어가는 게 훨씬 쉬워진다.
더 오래 살고 싶다면, 더 많이 하려 할 게 아니라 주 2시간을 꾸준히 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