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스트레스 받을 때 떠올리는 건 “참아야지”인가요, 아니면 “이걸 어떻게 쓸 수 있을까”인가요? 대부분은 전자를 택하지만, 2000년 전 노예 출신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유인이 되었죠.
스토이시즘이 인지행동치료(CBT)랑 같은 원리인가요?
네, CBT의 창시자가 직접 스토아 철학에서 핵심 원리를 빌려왔습니다.
1955년 인지행동치료(CBT)의 초기 형태인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를 창시한 미국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젊은 시절 스토아 철학자들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는 환자들에게 에픽테토스의 격언을 처방했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CBT와 스토아 철학을 접목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심리치료사 도널드 로버트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사실상 ‘감정의 인지 모델’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겁니다.”
스토이시즘과 CBT의 공통점:
- 핵심 신념 수정: 사건보다 해석이 감정을 결정한다
- 인지 재구성: 역기능적 사고를 합리적 사고로 전환
- 실천 중심: 철학적 원리를 일상에 즉시 적용
차이점이라면 CBT는 임상 치료실에서 시작했고, 스토이시즘은 전쟁터와 감옥, 황제의 침실에서 검증되었다는 점입니다.
왜 Negative Visualization(최악 상상하기)이 감사를 높이나요?
최악을 계속 떠올리면 현재가 얼마나 괜찮은지 비로소 보이기 때문입니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 기법 중 하나인 “네거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Negative Visualization)”은 “될 수 있는 최악의 일”을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리는 연습입니다. 현대의 “긍정적 사고” 열풍과는 정반대죠.
하지만 윌리엄 B. 어빈(William B. Irvine)이 그의 저서 『스토아적 기쁨으로 가는 길』(2009)에서 설명하듯, 최악만 상상함으로써 우리는 좋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됩니다. 감사는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때 생기는 감정인데, 그러려면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상상 → 그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소중해짐
- 출근길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 → 현재 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감사하게 됨
이는 단순한 정신적 훈련이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것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백신입니다. 최악이 이미 머릿속에서 일어났으므로, 실제로 닥쳐도 덜 충격적이죠.

스토이시즘 초보자 실천법 알려주세요
매일 아침 “오늘 만날 최악의 사람들”을 미리 떠올리고, 선택 가능한 것만 신경 쓰세요.
로마 황제 마커스 아우렐리우스는 매일 아침 이렇게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나는 참견하고, 배은망덕하고, 폭력적이고, 배신하고, 시기하고, 무례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는 좋은 날에도 이렇게 했습니다. 왜일까요? 미리 준비되지 않으면 변화무쌍한 운명의 바람에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스토이시즘 초보자를 위한 4가지 일일 루틴:
- 아침 예상 훈련: 오늘 겪을 수 있는 어려움(늦은 지하철, 까다로운 동료, 거절)을 2분간 머릿속에 그림
- 통제권 구분: 어떤 일이 생기면 즉시 질문 —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있나?” 아니라면 에너지 낭비 금지
- 감사 일기(역발상): “오늘 잃을 뻔했지만 여전히 가진 것” 3가지 적기
- 저녁 복기: 오늘 감정적으로 흔들린 순간을 떠올리고, “사건이 아니라 내 해석이 날 흔들었구나” 확인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무적의 인간은 선택의 영역 밖에 있는 것들로는 절대 동요하지 않는 사람이다.”
스토아 철학이 체념과 다른 이유는?
스토이시즘은 포기가 아니라 에너지를 통제 가능한 것에만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토아 철학자를 “그냥 참는 사람”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건 마치 무술가를 “맞기만 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체념 vs 스토이시즘 비교:
체념 | 스토이시즘 |
|---|---|
“어차피 안 되니까 포기해야지” | “안 되는 건 놔두고, 되는 것에 100% 집중” |
무기력과 우울 유발 | 명료함과 평온 제공 |
외부 통제에 굴복 | 내부 통제권 극대화 |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은 불운을 겪어본 적이 없으니 내 판단으로는 불행합니다. 당신은 적수 없이 인생을 통과했어요. 누구도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알지 못할 것입니다 — 당신 자신조차도요.”
이 문장이 핵심입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역경을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강화하는 실험실로 봅니다. 체념은 “안 돼”에서 멈추지만, 스토이시즘은 “안 되는 건 냅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지?”를 묻습니다.
베트남 전쟁 포로 수용소에서 7년간 고문과 독방 감금을 견딘 미 해군 제독 제임스 스톡데일은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머릿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는 런던 킹스 칼리지 강연(1993)에서 이렇게 말했죠:
“에픽테토스의 강의실이 병원이었다면, 내 감옥은 실험실이었습니다. 인간 행동의 실험실. 나는 그의 원리들을 현실의 혹독한 도전 앞에서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만점으로 통과했어요.”
스토이시즘과 불교 차이점은 뭔가요?
불교는 욕망의 소멸을, 스토이시즘은 욕망의 재조정을 목표로 합니다.
두 철학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하지만, 접근법이 다릅니다.
핵심 차이:
1. 욕망에 대한 태도
- 불교: 집착(탐진치)을 끊어야 해탈 가능 → “원하지 않으면 괴롭지 않다”
- 스토이시즘: 통제 가능한 것만 원하도록 욕망 재설정 → “통제 불가능한 건 원하지 마라”
2. 세계관
- 불교: 윤회, 업(카르마), 공(空)의 형이상학적 체계
- 스토이시즘: 자연법칙과 이성, 종교 없이도 실천 가능 (신 믿음은 선택사항)
3. 실천 방식
- 불교: 명상, 팔정도, 계율 중심
- 스토이시즘: 논리적 사고 훈련, 일기(명상록), 역할 수행 중심
4. 최종 목표
- 불교: 열반(완전한 소멸과 해탈)
- 스토이시즘: 아타락시아(ataraxia, 흔들림 없는 평온)
공통점:
- 현재에 집중하기
- 내면의 평화 추구
- 불필요한 욕망 줄이기
- 고통의 원인을 마음에서 찾기
톰 울프의 소설 『A Man in Full』(1998)에서 반(半)문맹 수감자 콘래드가 스토이시즘을 배우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무엇을 던져도 평온하고 자신감 있게 대응하는 사람들이죠.”
불교가 동양의 신비로움과 함께 서구에 전파되었다면, 스토이시즘은 감옥, 전장, 황제의 침실에서 검증된 실용 철학입니다. 종교적 믿음이 없어도, 명상 경험이 없어도 오늘 당장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마커스 아우렐리우스는 어떻게 스토아 철학을 실천했나요?
황제의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그는 역사상 가장 혹독한 시험장에서 스토이시즘을 증명했습니다.
윌리엄 B. 어빈의 『스토아적 기쁨으로 가는 길』에 따르면:
- 건강: 궤양으로 추정되는 질병에 시달림
- 가족: 아내는 불륜 의혹, 최소 14명의 자녀 중 6명만 생존
- 전쟁: 국경 반란 진압을 위해 직접 전투 지휘
- 배신: 시리아 총독 아비디우스 카시우스의 반란
- 모욕: 부하들의 무례와 시민들의 조롱을 묵묵히 견딤
- 재난: 전염병, 기근, 스미르나 대지진
그런데도 그는 매일 아침 자신에게 상기시켰습니다: “오늘도 배은망덕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마커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Meditations)은 출판 의도 없이 쓴 개인 노트였습니다. 즉, 이건 타인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생존 매뉴얼이었죠.
그는 좋은 날에도 최악을 준비했습니다. 왜? 운명의 바람이 언제 방향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스토이시즘, 오늘부터 어떻게 시작할까?
스토아 철학은 복잡한 명상 기법도, 비싼 강좌도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건 단 하나: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있나?”를 매 순간 묻는 습관입니다.
오늘 당장 시작하는 3단계:
- 아침에 눈 뜨면: “오늘 안 될 수도 있는 3가지”를 떠올리기 →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뭔지 생각
- 문제가 생기면: “이건 내 통제권 안/밖?” 구분 → 밖이면 에너지 낭비 중단
- 잠들기 전: “오늘 흔들렸던 순간”을 복기하며 “사건이 아니라 내 해석이 날 흔들었구나” 확인
2000년 전 노예였던 에픽테토스, 결핵과 망명을 겪은 세네카, 제국의 무게를 짊어진 마커스 아우렐리우스. 이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증명한 건 단 하나입니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건 상황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참고자료
이 글은 다음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Why Stoicism is one of the best mind-hacks ever devised – Aeon Essays
추가 참고 자료:
- 인지행동치료(CBT) – Wikipedia
- James Stockdale – Wikipedia
- A Man in Full – Wikipedia
- William B. Irvine, A Guide to the Good Life: The Ancient Art of Stoic Joy (2009)
- Marcus Aurelius, Meditations
- Epictetus, Enchiridion and Discourses
※ 면책 조항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