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가 두렵고, 운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계신가요?
잘못된 상식이 무릎을 더 망가뜨린다
김모씨(52세)는 몇 달 전부터 시작된 무릎 통증 때문에 운동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무릎이 아픈데 운동을 하면 더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3개월 후, 김씨의 무릎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다리 근력마저 현저히 떨어진 상태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김씨처럼 무릎이 아프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무릎을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무릎 주위 근육과 뼈가 더 약화되어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무릎 통증의 주범, ‘점퍼스 니’를 아시나요?
무릎뼈 아래쪽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슬개건 건병증’입니다. 일명 ‘점퍼스 니(Jumper’s Knee)’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점프를 자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는 분들, 갑작스럽게 운동량을 늘린 분들에게도 흔히 발생합니다. 슬개건은 무릎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하는 중요한 힘줄로, 이곳에 염증이나 미세한 손상이 생기면 무릎 아래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힘줄의 탄력성이 감소하면서 이런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무릎 아플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운동들
1. 깊은 무릎 굽히기 운동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는 깊은 스쿼트나 런지는 슬개건에 과도한 압력을 가합니다. 통증이 있을 때는 무릎을 90도 이상 굽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점프나 급격한 방향 전환 운동
배드민턴, 농구, 테니스와 같이 점프나 급격한 방향 전환이 많은 운동은 손상된 힘줄에 충격을 가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3. 계단 오르내리기 반복 운동
아파트 계단 오르내리기를 운동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무릎 통증이 있을 때는 피해야 합니다.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는 체중의 3-4배에 달합니다.
4. 무릎에 충격이 가는 유산소 운동
조깅이나 달리기처럼 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충격이 발생하는 운동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무릎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들
1. 벽 스쿼트 (Wall Sit)
벽에 등을 대고 무릎을 90도로 구부린 상태에서 30-45초간 버티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면서도 무릎 관절에는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실행 방법:
- 벽에 등을 대고 서서 발을 어깨너비로 벌립니다
- 천천히 앉는 자세로 내려가 무릎이 90도가 되도록 합니다
- 30-45초간 자세를 유지한 후 천천히 일어납니다
- 3-5세트 반복하며, 세트 간 2분씩 휴식합니다

2. 발뒤꿈치 올린 벽 스쿼트
일반 벽 스쿼트보다 한 단계 발전된 형태로, 발뒤꿈치를 2-3cm 정도 올린 상태에서 실시합니다. 이렇게 하면 슬개건에 더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3. 한 다리 벽 스쿼트
벽 스쿼트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 운동입니다. 각 다리의 균형과 근력을 개별적으로 강화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입니다. 처음에는 20-30초씩 시작해서 점차 시간을 늘려갑니다.
4. 스페인 스쿼트
탄력밴드나 스트랩을 무릎 뒤쪽에 걸고 뒤로 기대면서 앉는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입니다. 무릎 관절의 압력은 줄이면서 허벅지 근육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5. 레그 익스텐션 등척성 운동
의자에 앉아 다리를 중간 정도까지 펴고 그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입니다. 헬스장의 레그 익스텐션 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고, 집에서는 탄력밴드를 이용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하는 방법:
- 의자에 앉아 탄력밴드를 발목에 걸고 반대편을 고정합니다
- 다리를 절반 정도 펴고 30-45초간 그 자세를 유지합니다
- 무릎을 완전히 펴지 말고 중간 각도에서 멈춰야 합니다

운동할 때 꼭 지켜야할 원칙들
1. 등척성 운동부터 시작하세요
등척성 운동이란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근육에 힘을 주는 운동입니다. 앞서 소개한 벽 스쿼트가 대표적인 예죠. 이런 운동은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근력 강화에 효과적입니다.
2. 통증이 심할 때는 운동 강도를 줄이세요
운동 중이나 운동 후에 통증이 심해진다면 강도를 줄이거나 잠시 중단해야 합니다. 적절한 자극은 치유를 돕지만, 과도한 자극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킵니다.
3. 꾸준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집중적으로 하는 것보다 매일 15-20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적어도 6-8주는 지속해야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4.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입니다
허벅지 앞쪽과 뒤쪽,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스트레칭해주세요. 긴장된 근육들이 무릎에 가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나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 운동 후 통증이 더 심해질 때
- 무릎이 붓고 열감이 느껴질 때
-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할 때
-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플 때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무릎 건강 수칙
운동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도 무릎 건강을 위한 습관들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적정 체중 유지하기
체중 1kg이 늘면 무릎에는 3-4kg의 부담이 추가됩니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무릎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올바른 자세로 앉기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무릎을 90도로 유지하고, 1시간마다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세요. 다리를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3. 적절한 신발 착용하기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보다는 2-3cm 정도의 적당한 굽과 좋은 쿠셔닝을 가진 신발을 착용하세요. 특히 운동할 때는 발에 맞는 운동화를 신는 것이 중요합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무릎 통증은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쉬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일지라도 꾸준히 지속하면 분명히 개선될 것입니다.
무릎 건강은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한다면, 다시 건강한 무릎으로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작은 실천 하나씩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