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약으로 알려진 오젬픽을 맞기 시작한 한 여성은 술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30년간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던 그녀가 재활 치료도, AA 모임도 아닌 당뇨병 주사로 금주에 성공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최근 여러 임상 연구가 GLP-1 약물이 알코올, 오피오이드, 니코틴 중독까지 완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내놓고 있다.
오젬픽 먹으면 술 갈망이 정말 사라지나요?
네, 많은 사례에서 갈망이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콜로라도 대학교 의과대학의 Joseph Schacht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의 성분)를 투여받은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2개월 만에 음주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하루 평균 7잔을 마시던 참가자들은 치료 후 3~4잔으로 감소했으며, 과음하는 날도 3분의 2에서 4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술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표현했습니다. 마트 와인 코너에 가도 예전처럼 5병을 사지 않게 되었고, 뇌는 “아, 저게 예전에 원하던 거였지” 정도로만 인식할 뿐 몸이 전혀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재시험에서 와인 냄새를 맡았을 때도 “전혀 끌림이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덴마크의 한 임상 시험에 참가한 Mary(가명)는 30년간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으나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후 몇 주 만에 술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오젬픽이 ‘음식 잡음(food noise)’을 없앤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알코올 잡음’을 없앴어요.”
GLP-1 약물이 뇌의 중독 회로에 어떻게 작용하나요?
도파민 급등을 억제하면서 기본 수치는 유지합니다.
GLP-1 약물은 뇌의 중변연계 경로(mesolimbic pathway), 흔히 “보상 시스템”이라 불리는 부분에 작용합니다. 알코올, 니코틴, 코카인, 오피오이드는 모두 이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를 급증시키는데, GLP-1 수용체는 바로 이 부위에 풍부하게 분포합니다.
동물 실험에 따르면 GLP-1 약물을 투여받은 생쥐가 코카인을 투여받았을 때 도파민의 급등(spike)은 억제되었지만, 기본 수치(baseline)는 정상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중독성 물질에 대한 강렬한 보상 반응은 줄이면서도 일상적 즐거움은 보존한다는 의미입니다.
Michigan 대학교의 Kent Berridge 교수는 이를 “물을 빼지 않고 수면을 잠재우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독은 단순히 “좋아함(liking)”이 아니라 “원함(wanting)”의 문제인데, GLP-1 약물은 이 “원함”을 약화시킵니다. 쥐 실험에서 설탕물, 코카인, 전기 충격을 각각 도파민 자극과 짝지었을 때, 쥐들은 명백히 싫어하는 전기 충격조차 집요하게 추구했습니다. 이것이 중독의 본질입니다. 좋아하지 않는데도 원하는 것.
Penn State의 Patricia Grigson 교수 연구팀은 펜타닐 중독 쥐에게 GLP-1 약물을 투여한 결과, 약물 추구 행동이 급감했을 뿐 아니라 금단 증상 관련 뇌 부위(청반, locus coeruleus)의 활동도 억제됐음을 발견했습니다. 즉, GLP-1 약물은 약물을 덜 즐겁게 만들 뿐 아니라 금단의 고통도 줄여준다는 것입니다.
오젬픽으로 중독 치료 시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일부 환자에서 무쾌감증, 기분 저하, 과도한 식욕 억제가 보고됩니다.
GLP-1 약물이 “절제 분자(moderation molecule)”로 불리지만, 일부에게는 욕망 억제제(desire dampener)가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가 인터뷰한 24명 중 여러 사람이 성욕 감소, 감정 둔화, 일상적 즐거움 상실을 경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 여성 Jessica(가명)는 오젬픽 복용 후 20파운드를 감량했지만, 음주는 줄지 않았고 대신 심각한 불안과 무기력을 경험했습니다. 열정적 정원사였던 그녀는 6그루의 단풍나무를 심으려던 계획을 포기했고, 심지어 정원이 보이는 창문을 가렸습니다. “이건 내 원래 모습이 아니야”라고 깨달은 후 약을 중단했고, 체중은 다시 늘었지만 기분은 즉시 개선되었습니다.
Mary의 경우, 용량이 증가하자 식욕이 완전히 사라져 하루 200칼로리만 먹게 되었습니다. 5개월 만에 55파운드가 감소했고, 마트에서 음식에 둘러싸여 울었습니다. “배고프지 않은데 먹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절망적이었죠.”
유럽의약품청은 2023년 GLP-1 약물 복용자들의 자살 충동 보고가 늘어나자 안전성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최종 결론은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였으나, FDA는 “소수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롭게도 관찰 연구들은 상반된 결과를 보입니다. Nature 계열 학술지에 게재된 한 연구는 자살 충동이 절반 이상 감소한다고 보고했고, 다른 연구는 2배 이상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Penn State의 중독 서비스 책임자 Sarah Kawasaki는 “인생에 기쁨은 필요하다”며 “사회 전체가 GLP-1을 맞으면 우리 모두 지루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될까?”라고 경고합니다.
알코올 중독인데 오젬픽 처방받을 수 있나요?
현재 공식 승인은 없지만, 일부 의사가 처방하거나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FDA는 아직 GLP-1 약물을 중독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각각 당뇨와 비만에 대해서만 승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적응증 외 사용(off-label use)”으로 처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스피린은 심장마비 재발 예방에 수십 년간 사용된 후에야 FDA 승인을 받았고, 혈압약 프로프라놀올은 불안 치료에 널리 쓰입니다.
기사에 등장한 Susan(가명)은 Schacht 박사의 임상시험이 끝난 후, 스스로 GLP-1 약물을 계속 처방받기 위해 미용 스파를 운영하는 간호사를 찾아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몇 파운드 감량”을 이유로 처방받았지만, 실제로는 음주 재발 위험이 있을 때 사용합니다. 남편이 4기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그리고 결혼기념일 여행 전 해피아워를 대비하기 위해 스스로 주사했습니다.
임상 시험 참여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현재 여러 대학과 의료 기관에서 알코올, 오피오이드, 니코틴 중독에 대한 GLP-1 약물 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Penn State의 Kawasaki 박사는 수백 명의 오피오이드 중독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 메타돈/부프레노르핀 병용 요법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는 3~4가지 혈압약을 동시에 먹는데, 중독에선 그런 선택지가 없었어요. 이제 우리에게도 그 옵션이 생겼습니다.”
오젬픽 중단하면 갈망이 다시 돌아오나요?
많은 전문가들이 재발 가능성을 경고하며, 장기 효과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Michigan 영양 비만 연구센터 소장 Randy Seeley 박사는 “GLP-1 약물이 모든 것을 치료한다고 생각하는 단계”라며 회의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체중 감량의 경우 대부분 환자가 수개월 내 체중 정체기(plateau)에 도달하면 배고픔이 다시 돌아옵니다. Seeley는 중독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내 견해로는 이 부수 효과(spillover effect)는 일시적입니다. 체중 감량이 멈추면, 부수 효과도 멈춥니다.”
실제로 Grigson 교수의 쥐 실험에서도 일부 쥐는 GLP-1 약물에 내성이 생겼습니다. 몇 주간 같은 용량을 투여하자 약물 추구 행동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Mary의 경우 임상시험이 끝나고 약을 중단했을 때 갈망이 재발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예전보다 통제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젬픽이 일시적으로 “쉼표”를 주었고, 그 시간 동안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오랜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했습니다. “술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니, 모든 에너지가 풀려났어요. 드디어 ‘어떤 삶을 원하는지’ 생각할 정신적 공간이 생겼죠.”
Penn State의 Adrienne Pierce(50세)는 메타돈과 세마글루타이드 병용 요법으로 6주 만에 헤로인을 끊었습니다. 이전에 메타돈만 사용했을 때는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약물과 주사기에 접근할 수 있지만 “전혀 손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이(high)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Kawasaki 박사는 경고합니다. “GLP-1 약물이 ‘왜(why)’ 중독이 생겼는지는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트라우마, 외로움, 고통, 스트레스, 빈곤. 이런 근본 원인은 처음엔 명확하지만, 약물 사용이 대처 전략이 되면서 보이지 않게 됩니다. Pierce 역시 “거의 모든 중독자는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며 “사람들이 어렸을 때 대화했더라면 애초에 약물에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용 팁: GLP-1 약물 중독 치료 고려 시 체크리스트
- 의료진과 상담 필수 — 자가 처방은 위험합니다. 중독 전문의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 임상시험 참여 검토 — clinicaltrials.gov에서 “GLP-1 addiction” 검색으로 진행 중인 시험을 찾을 수 있습니다.
- 기존 치료와 병행 — AA, 재활 프로그램, 상담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함께 진행하세요.
- 정신 건강 모니터링 — 우울감, 무기력, 자살 충동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에게 알리세요.
- 식욕 변화 관찰 — 하루 섭취 칼로리가 극단적으로 줄면 용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 장기 계획 수립 — 약물은 “쉼표”일 뿐입니다. 그 시간 동안 근본 원인을 다루고 삶의 변화를 만드세요.
- 재발 대비 — 약물 중단 후 갈망이 돌아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처 전략을 미리 준비하세요.
결론: 절제의 가능성과 한계
GLP-1 약물은 중독 치료에서 “프로작의 순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절제(moderation)라는, 중독자들이 가장 원하지만 가장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완전한 금주보다 “보통 사람처럼 마시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라는 점에서, 이 약물은 희망을 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일부는 무쾌감증과 우울을 겪고, 장기 효과는 아직 불명확하며, 근본 원인을 다루지는 못합니다. 중독은 뇌의 질병이지만, 동시에 트라우마와 고통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GLP-1 약물은 뇌의 갈망 회로를 잠재워 “숨 돌릴 시간”을 주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여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자료
이 글은 다음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Can Ozempic Cure Addiction? – The New Yorker
※ 면책 조항
본 콘텐츠는 교육 및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GLP-1 약물 사용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FDA 승인 적응증 외 사용은 의사의 판단과 감독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독 치료는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