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5년 커리어 계획이 더 취약하다고? 지금 바꿔야 할 것들

커리어 계획이 촘촘할수록 AI에 더 빨리 대체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좀 이상하게 들리죠. 계획 없이 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5년 계획이라는 틀 자체가 당신을 알고리즘에 취약한 존재로 만들 수 있습니다.

5년 계획이 당신을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

Brand Strategy Executive Ethan Fixell가 Inc.에 쓴 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학을 막 졸업한 22살의 자신 앞에 선택지 두 개가 있었다는 것. 명성 있는 음반사 인턴십이냐, 밴드와 앨범을 녹음하느냐.

앨범은 돈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돈을 써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의 멘토, Rolling Stone의 편집자 Anthony DeCurtis는 망설임 없이 말했습니다. “앨범을 만들어라. 그 기회가 언제 다시 오겠어?”

이 이야기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5년 계획은 선형적인 경로를 만듭니다. 이 포지션 → 저 포지션 → 다음 타이틀. 그리고 선형적인 경로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예측 가능한 것은 알고리즘이 가장 잘 처리합니다.

AI가 가장 빠르게 대체하는 경력의 특징

AI는 패턴을 학습합니다.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일수록 자동화에 취약하다는 건 World Economic Forum의 일자리 보고서에서도 꾸준히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5년 계획이 정확히 그 구조를 따른다는 겁니다. 특정 스킬을 쌓고, 특정 자격증을 따고,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 알고리즘이 가장 잘하는 게 바로 이런 선형 최적화입니다.

뇌과학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습니다. 인간의 뇌는 원래 선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경험들 사이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의외의 조합에서 창의적 통찰이 나옵니다. 5년 계획은 이 능력을 오히려 억제합니다 (계획대로 가야 한다는 압박이 탐색을 막습니다).

대체 불가한 사람들의 공통점

Fixell은 “모자이크 요새(mosaic fortress)”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알고리즘이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인간 경험들을 쌓아올린 구조물.

음반사 인턴십을 택했다면 그의 이력서는 수천 명과 비슷해졌을 겁니다. 밴드와 함께한 그 경험은? 복제가 안 됩니다. 음악적 감수성, 협업의 감각, 실패와 창작의 경험. 이것들이 나중에 브랜드 전략가로서 그만이 가진 언어가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가장 대체 불가한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의사이면서 UX 디자이너인 사람. 엔지니어이면서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 회계사이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이 조합은 AI 훈련 데이터가 쉽게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도 이 방향을 이야기합니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 즉 “T자형 인재”의 진화된 형태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그럼 지금 당장 무엇을 쌓을까

계획을 버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방향은 있되, 경로는 유연하게.

실용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주 업무 외에 “전혀 다른 기술” 하나를 의도적으로 개발하기
  • “이게 커리어에 무슨 도움이 돼?” 싶은 경험을 오히려 취해보기
  • 5년 계획 대신 “지금 닫히기 전에 해야 할 것”에 집중하기

앨범을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이상한 기회”가 그 기회일 수 있습니다.

결론은 AI가 이기기 어려운 건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조합이라는 겁니다. 5년 계획보다 강한 건, 남들이 안 쌓는 경험을 하나씩 얹어가는 것. 뭐, 앨범 한 장 녹음할 일은 없더라도, 오늘 커리어와 무관해 보이는 것에 시간을 한 번 써보시길.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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