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꼬기 하지정맥류 유발한다고? 과학이 뒤집은 오해

수십 년간 우리는 들어왔다. “다리를 꼬면 혈관이 막힌다.” “허리가 비틀린다.” “제대로 앉아라.” 어릴 적 부모나 선생님에게 들었던 잔소리들이다.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관절염 생긴다, TV 가까이 보면 눈 나빠진다 — 그런 경고들과 같은 무게로 다뤄졌다. 그런데 시드니공과대학교(UTS) 물리치료학과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간결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다리를 꼬는 것은 해롭지 않다.

다리 꼬기가 하지정맥류를 유발한다?

답은 ‘아니오’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이 역류하고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상태다. ‘세이지 오픈 메디신(SAGE Open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상태의 주요 위험 요인은 나이, 가족력, 임신, 비만, 그리고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 패턴 등이다.

다리를 꼬면 잠시 혈류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다리 꼬기를 하지정맥류의 원인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허리 디스크·고관절은 정말 다리 꼬기 탓에 손상될까?

허리에 대해서도 근거는 빈약하다. 다리를 꼬는 자세가 척추를 비틀어 손상시킨다는 주장은 자주 들리지만, 자세와 요통 연구는 단 하나의 이상적인 앉기 자세를 찾아내는 데 거듭 실패해왔다. ‘수기치료(Manual Therap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여러 나라 물리치료사들에게 “가장 좋은 앉기 자세”를 선택하게 했더니 답이 제각각이었다. 연구진은 이상적인 자세에 대한 믿음이 과학적 증거만큼이나 직업 문화와 전통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고관절과 무릎도 마찬가지다. ‘응용과학(Applied Science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다리를 꼬면 일시적으로 관절 각도가 변하기는 하지만, 관절 손상이나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뒷받침되지 않는다. 고관절과 무릎은 계단 오르기, 달리기,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에서 훨씬 큰 부하를 매일 받으며 적응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자세’는 없다 — 자세 연구의 최신 결론

현대 물리치료학은 ‘단 하나의 완벽한 자세’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스포츠 정형도수물리치료 저널(JOSPT)’에 발표된 연구는 자세와 통증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으며, 자세 교정 중심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정리했다.

시드니공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조슈아 페이트(Joshua Pate) 수석강사와 브루노 사라지오토(Bruno Tirotti Saragiotto) 부교수 연구진은 이 점을 지적한다. “바르게 앉아라”는 지침이 언제부터 의학적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게 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오랫동안 올바른 자세는 규율과 자기 통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사회적 규범이 의학적 사실로 둔갑하는 과정은 이처럼 조용히 일어난다.

진짜 문제는 자세가 아니라 고정된 시간

가장 건강에 나쁜 자세는 어떤 자세든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되고, 곧게 앉아도 된다. 등받이에 기대도 된다. 하지만 어떤 자세든 한 시간 이상 움직임 없이 고정하면 문제가 시작된다.

다리를 오래 꼬고 앉으면 저리거나 불편해진다. 이 불편함은 몸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자세를 바꾸라는 신호다. 저리면 풀고, 피곤하면 일어서면 된다. 몸은 우리가 어릴 때 들었던 경고보다 훨씬 강인하고 적응력이 높다.

다리 꼬기, 진짜 조심해야 하는 때

예외가 있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후 회복 기간에는 전통적으로 다리 꼬기를 피하도록 권고해왔다. 수술 직후 조직이 아물기 전 탈구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관절 성형술(The Journal of Arthroplasty)’에 발표된 임상시험에서는 이 제한을 완화해도 초기 탈구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신 연구들이 이 금기마저 재검토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특정 통증이 있거나 임상적 필요가 있을 때 의료진이 자세 제한을 권고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는 해당 환자에게 국한된 처방이지, 건강한 일반인에게 적용되는 규칙이 아니다.

다리를 꼬는 것이 편하다면 그렇게 앉아도 된다. 불편해지면 풀면 된다. 체중을 이쪽저쪽으로 옮기고, 잠깐 일어서고, 가끔 걸어다니는 것이 어떤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보다 몸에 유익하다. 이것이 수십 년간 쌓인 자세 연구가 내린 결론이다.

어떤 자세도 ‘최악’이 되는 순간은 딱 하나다. 한 시간 이상 그대로 있을 때다.

이미지 출처: Pexels — Photo by Anis Muafiy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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