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형 인간, 심장 건강이 79% 더 나쁜 이유

30만 명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숫자가 있다. 79%. 늦게까지 활동하고 늦게 잠드는 이른바 ‘저녁형 인간’은 중간형 수면 유형의 사람보다 심혈관 건강 점수가 낮을 확률이 79%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2026년 1월 발표됐다. 단순한 수면 패턴 차이가 심장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30만 명 데이터로 밝혀진 올빼미형과 심장 건강의 관계

올빼미형의 심혈관 건강이 중간형보다 79% 더 낮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는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30만 명 이상(평균 연령 약 57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크로노타입(chronotype)—개인의 수면·활동 리듬에 대한 타고난 선호—이 심혈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참가자 중 8%는 “확실히 저녁형”(새벽 2시경 취침), 24%는 “확실히 아침형”(오후 9시경 취침), 나머지 67%는 “중간형”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미국심장협회(AHA)가 개발한 심혈관 건강 종합 지표 ‘Life’s Essential 8’으로 각 그룹의 심장 건강을 측정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저녁형은 중간형보다 심혈관 건강 점수가 낮을 확률이 79% 높았고, 약 14년 추적 기간 동안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위험도 16%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침형은 중간형보다 심혈관 건강이 낮을 확률이 오히려 5% 낮았다.

늦게 자면 심장이 나빠지는 진짜 이유: 서캐디언 미스얼라인먼트

수면 시간이 늦다고 곧바로 심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체내 생체 시계와 실제 생활 리듬의 불일치, 즉 ‘서캐디언 미스얼라인먼트(circadian misalignment)’다.

브리검 여성병원·하버드 의과대학의 시나 키아네르시(Sina Kianersi, Ph.D., D.V.M.) 박사는 “‘저녁형 인간’은 체내 생체 시계가 자연의 낮-밤 주기나 일상적인 사회 일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저녁형 사람들은 흡연, 불충분한 수면, 불규칙한 식사 등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저녁형의 높은 심혈관 위험 중 상당 부분은 이러한 수정 가능한 행동 요인—특히 흡연과 수면 부족—으로 설명됐다. 달리 말하면, 올빼미형이 태생적으로 심장이 취약한 것이 아니라, 올빼미형에게 빠지기 쉬운 생활 습관이 심장을 서서히 나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크로노타입을 단순한 개인 선호로 봐온 시각과 배치되는 결론이다.

여성 올빼미족이 남성보다 더 주의해야 하는 이유

저녁형 크로노타입과 낮은 심혈관 건강의 연관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한 명확한 생물학적 기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성 올빼미족이 사회적·가정적 일정에 맞추기 위해 더 심한 수면 불규칙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여성이 저녁형 생활 방식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이른 아침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때 심혈관 위험이 가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HA 자원봉사 위원장 크리스틴 너트슨(Kristen Knutson, Ph.D., FAHA) 교수는 “저녁형 인간이 본질적으로 덜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빼미형이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심장 건강 습관

이번 연구의 희망적인 결론은 하나다. 저녁형이라도 행동을 바꾸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연구진과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실천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수면 7~8시간 확보: 수면 부족은 심혈관 위험의 직접 원인 중 하나다.
  • 금연: 니코틴은 생체 시계를 교란하며, 이번 연구에서 흡연은 저녁형의 심혈관 위험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 아침 햇빛 노출, 저녁 조명 줄이기: 아침에 자연광이나 블루라이트에 노출되고, 취침 2~3시간 전부터 따뜻한 조명으로 전환하면 자연스러운 멜라토닌 분비를 유도할 수 있다.
  • 오후 8시 이후 식사 자제: 늦은 야식은 대사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 카페인 섭취 시간 조정: 취침 12시간 전부터는 카페인을 피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샤디 아보하셈(Shady Abohashem) 박사는 “올빼미형이라고 해서 심장이 반드시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생활 습관 관리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번 연구가 분명히 보여준다.

올빼미형 크로노타입 자체가 심장병의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늦은 밤을 선호하는 생활 리듬은 흡연,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와 연결되기 쉽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다. 자신이 올빼미형이라면, 이를 운명이 아닌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참고자료

※ 면책 조항: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심혈관 건강이 우려되신다면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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