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빨리 많이 해야 성장이 빠른 이유

“실수하지 마세요.” 평생 들어온 말입니다. 그런데 심리학 연구자들은 정반대의 조언을 내놓습니다. 최대한 많은 실수를, 최대한 빠르게 하라고요. 처음 들으면 무슨 소리인가 싶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닙니다.

실패를 피할수록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사무실 복도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걸 본 적 있으실 겁니다. “좋은 결정은 경험에서 나오고, 경험은 나쁜 결정에서 나온다.”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실린 임상심리학자 로버트 타이비의 글이 이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실수는 일종의 삶의 알고리즘입니다. 시도하고, 틀리고, 수정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결국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이 사이클이 빠를수록 도달 속도도 빨라집니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시도 자체를 줄이면, 이 사이클도 함께 느려집니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이 사이클을 의도적으로 늦춘다는 겁니다. 실수가 두려우니까요. 체면이 깎일 것 같고, 무능해 보일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실수는 돌이킬 수 있습니다. 그냥 그 느낌이 클 뿐이에요.)

실수에서 아무것도 못 배우는 사람들의 패턴

실수 자체가 성장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수십 번 반복하는 사람이 있고, 한 번의 실수에서 큰 교훈을 뽑아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첫 번째 패턴은 책임 회피입니다. 잘 되면 내 덕, 안 되면 상황 탓이나 타인 탓을 하는 경우입니다. 뇌가 그 실수를 자기 것으로 인식하지 않으니 교훈이 스며들 틈이 없습니다.

두 번째 패턴은 자기 비하입니다. “나는 왜 이럴까”로 시작해서 “역시 나는 안 돼”로 끝나는 생각의 루프입니다. 실수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겁니다. 에너지만 소모되고 배움은 없습니다.

두 패턴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수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지 않고, 자기 자체에 대한 평가로 본다는 겁니다. 이 프레임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실수해도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실수에서 지혜를 뽑아내는 법

제대로 배우려면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집니다.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인정하는 순간 자존심이 건드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냥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 다음은 교훈을 구체적으로 추출하는 단계입니다. “왜 틀렸나”가 아니라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할까”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일 교체를 망쳤다면,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한가”가 아니라 “드레인 너트 아래 받침을 먼저 정확히 위치시켜야 했다”는 구체적인 행동 수정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교훈을 실제로 적용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로만 남아 있는 교훈은 아직 교훈이 아닙니다. 다음번 같은 상황에 꺼내 써야 비로소 지혜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적용했는데도 또 실패했다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교훈입니다. 아예 내 영역이 아닐 수도 있고, 더 깊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타이비는 문제를 양파에 비유합니다. 하나의 교훈이 아니라 겹겹이 쌓인 층이 있다는 겁니다. 파고들수록 진짜 해결해야 할 것이 보입니다.

삶의 엔지니어로 사는 것의 차이

실수에서 잘 배우는 사람들은 한 가지를 더 합니다. 주기적으로 한 발 물러서서 자기 삶 전체를 들여다봅니다. 어떤 문제를 반복해서 겪고 있는지, 어디서 자꾸 막히는지, 어떤 능력이 부족한지를 스스로에게 직접 묻습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반응만 하다 보면 눈앞의 불만 끄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자기 삶을 설계하는 사람은 반복 패턴을 알아채고 그것을 끊으려는 의도적인 시도를 합니다. 기차의 승객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되는 겁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실수는 나쁜 게 아닙니다. 실수는 삶이 보내는 피드백입니다. 피드백을 무시하거나 자기 공격에 쓰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 수정에 쓰는 사람이 결국 빨리 성장합니다. 가능한 많이, 가능한 빨리 실수해 보시길. 뭐 어쩌겠습니까, 그게 인간이 성장하는 방식이니까요.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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