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0년이 밝힌, 열심히 일하지만 성장 없는 직장인의 착각

열심히 일하면 커리어가 성장한다.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그런데 그 믿음이 커리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아마존에서 10년 넘게 퍼포먼스 캘리브레이션 회의를 진행한 한 시니어 리더가 이 착각을 직접 기록했다. 그리고 스스로 그 함정에 빠졌었다고 고백한다. 팀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는데, 커리어는 가장 느리게 성장했다.

열심히 일하는데 왜 성장이 없을까

“잘 하고 있다”는 말과 “성장하고 있다”는 말은 다르다. 이 차이를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는 아마존 초반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갔고, 동료가 막히면 기꺼이 도왔다. 동료들의 신뢰도 얻었고, 매니저도 “잘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근데 승진은 남들보다 훨씬 느렸다.

몇 년이 지나서야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행동들이 실은 커리어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는 것을. 문제는 그가 잘못하고 있던 게 아니라, 잘못된 방식으로 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직장 초반에 통하는 성과 방식이 어느 시점부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시점이 언제인지 모른 채, 처음 성과를 냈던 방식을 계속 반복한다. 그게 이 착각의 핵심이다.

팀의 해결사가 된다는 함정

가장 흔한 함정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그는 팀의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했다. 서버 장애가 생기면 그가 고쳤다. 신입이 막히면 그가 도왔다. 팀은 점점 그에게 의존했다. 이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역할이 꽤 뿌듯하기도 했다.)

그런데 더 높은 직급에서 요구하는 것은 달랐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팀을 만드는 능력. 이것이 리더십이다.

해결사로 남아 있는 한, 팀은 성장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도 성장하지 못한다. “의존도를 높이는 것”과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자신이 어느 쪽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 중 하나가 Hire and Develop the Best다. 개인 성과가 아니라 팀 전체의 역량을 키우는 사람. 이 기준으로 보면, 혼자 열심히 하는 사람과 팀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직급의 언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

퍼포먼스 평가실에서 일어나는 일

아마존의 퍼포먼스 캘리브레이션 회의에서 이 패턴은 해마다 반복됐다.

매니저가 누군가를 높은 등급으로 추천할 때, 이런 말이 자주 나왔다. “이 사람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팀이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회의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갔다.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은 다른 언어를 썼다. “이 사람 덕분에 팀이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사람이 합류한 이후 팀 전체 성과가 달라졌습니다.” 이 두 문장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전자는 나를 중심에 두고, 후자는 팀을 중심에 둔다.

이 글의 저자는 10년간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하면서 “팀이 의존하는 사람”이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는 패턴을 반복해서 목격했다고 밝힌다.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느냐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팀 전체에 만들어냈느냐. 이것이 기준이다.

이게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야근하며 혼자 버텨온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만하다. 하지만 조직은 그 수고를 보상하지 않는다. 조직은 레버리지를 보상한다. 1명의 노력이 10명의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사람에게.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사람들의 공통점

성장하는 직장인은 “내가 해결하는 것”보다 “팀이 해결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전환은 구체적인 행동에서 시작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곧장 달려가서 해결하는 대신, 먼저 이 질문을 해본다.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팀원을 키울 수 있나?” 내 업무를 90%만 완성하고 팀원에게 넘겨서, 나머지 10%를 스스로 완성하게 하는 연습. 처음엔 불편하다. 내가 직접 하면 더 빠른데, 하는 생각이 든다. (맞다. 더 빠르다. 그리고 그게 함정이다.)

이 작은 변화가 6개월, 1년이 지나면 팀 전체의 역량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캘리브레이션 회의에서 차이를 만드는 언어가 된다.

직장생활 초반에는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로 성과를 낸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가 기준이 된다. 그 전환점을 빨리 인식한 사람이 성장한다.

결론은 이겁니다. 커리어는 성실함으로 쌓이는 게 아니라, 영향력으로 쌓인다. 오늘 업무 중 하나를, 내가 직접 해결하는 대신 팀원에게 위임해 보시길. 처음엔 어색하지만, 그게 시작이다.

김노마

🧠 뇌과학 ・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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