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양사 나나예요. 제로 음료, 단백질바, 키토 간식 고르실 때 ‘무설탕’이라는 문구만 보고 안심하고 집으신 적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이 제품들에 흔히 들어가는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뇌를 지키는 방어벽을 손상시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거든요.
에리스리톨, 왜 안전하다고 여겨졌을까
에리스리톨은 인공감미료가 아니라 ‘당알콜’로 분류됩니다. 우리 몸이 소량 자체 생산하는 성분이라 천연으로 여겨지거든요. 이 덕분에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와 달리 세계보건기구(WHO)의 인공감미료 규제 가이드라인 대상에서도 빠졌습니다.
단맛도 설탕과 비슷해서 식품업계가 반겼습니다. 수크랄로스가 설탕보다 320배 달아 소량만 써야 하는 것과 달리, 에리스리톨은 설탕 단맛의 80% 수준이라 조리법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거든요. 그래서 단백질바, 키토 간식, 제로 음료 등 수많은 ‘무설탕’ 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뇌혈관장벽을 어떻게 손상시키나
콜로라도대 연구팀은 에리스리톨이 뇌혈관장벽(BBB) 세포를 직접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뇌혈관장벽은 해로운 물질은 걸러내고 필요한 영양소만 통과시키는 뇌의 보안 시스템이거든요.
연구팀은 제로 음료 한 잔을 마셨을 때 혈중에 도달하는 수준의 에리스리톨을 뇌혈관장벽 세포에 노출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세포 안에 활성산소가 쏟아지는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했고, 동시에 몸의 항산화 방어력은 떨어졌습니다. 이 이중 타격으로 세포 기능이 무너지고, 일부는 아예 죽어버렸습니다.
더 큰 문제는 혈관 조절 능력이었습니다. 건강한 혈관은 산화질소로 이완하고 엔도텔린-1로 수축하며 균형을 맞추는데, 에리스리톨이 이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산화질소는 줄고 엔도텔린-1은 늘면서 혈관이 계속 좁아진 상태로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뇌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혈전을 녹이는 힘까지 떨어뜨린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에리스리톨은 혈전을 녹이는 물질(tPA) 분비까지 억제했습니다. 원래 혈관에 혈전이 생기면 tPA라는 ‘해결사’ 물질이 나와 막힌 곳을 뚫어주는데, 이 방어 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혈전이 그대로 남아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이번 실험 결과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수천 명을 추적한 대규모 관찰연구에서 혈중 에리스리톨 농도가 높은 사람은 심장마비·뇌졸중 같은 주요 심혈관 사건을 겪을 확률이 약 2배 더 높았거든요. 세포 실험과 사람 대상 연구, 두 결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 완전히 끊어야 할까
아직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이번 실험은 살아있는 혈관이 아니라 배양 접시 위 세포로 진행됐거든요. 실제 사람 몸속 혈관은 더 복잡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연구팀도 ‘혈관 칩’ 같은 정교한 실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전청도 여전히 에리스리톨을 안전한 첨가물로 승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연구가 의미 있는 건, ‘천연이니까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에 물음표를 던졌다는 점입니다. 혈당 관리나 체중 조절을 위해 설탕 대신 감미료를 쓰는 건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득이 뇌혈관 건강이라는 비용을 치르고 얻어지는 건 아닌지, 한 번쯤 따져볼 시점인 거죠.
거창하지 않습니다. 제품 뒷면 성분표에서 ‘에리스리톨’이라는 이름을 확인하는 습관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매일 마시던 제로 음료를 물이나 탄산수로 하루 한 잔만 바꿔도 충분합니다.
영양사의 한마디
무설탕 제품이라고 무한정 먹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설탕을 줄이려다 다른 위험을 늘리는 건 아닌지, 성분표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것만은 꼭
- 제로 음료·키토 간식 성분표에서 에리스리톨 표기 확인하기
- 매일 마시던 걸 물·탄산수로 하루 한 잔만 바꿔보기
-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감미료 섭취량을 의사와 상의하기
느려도 괜찮습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요! 매일 제로 음료를 습관처럼 드시는 분이라면, 오늘 딱 한 캔만 다른 걸로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 면책 조항: 이 글은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해당 연구는 세포 실험 단계로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른 감미료 섭취 조절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