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목록, 즉 투두리스트를 만드는 방법은 정말이지 다양합니다. 요즘은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들도 많이 나와 있죠. 하지만 집중력을 높여주는 투두리스트 작성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일본의 뇌과학 전문가이자 의사인 가바사와 시온 박사는 기존의 투두리스트 방법들과는 조금 다른, 집중력 향상에 초점을 둔 아주 실용적인 투두리스트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 방법을 한번 알아 봅니다.
종이 투두리스트
무엇보다 종이에 쓰는 게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투두리스트 앱을 사용하지만 가바사와 박사는 종이에 쓸 것을 권합니다. 종이에 적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언제든 확인이 가능하고 투두리스트를 찾느라 따로 시간을 쓸 필요가 없죠.
실제로 그는 일정한 투두리스트 양식을 만들어 두고 그 양식을 인쇄해서 챡상 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둔다는데요. 이러면 하나의 일을 끝냈을 때 시선을 들어 다음 할일이 무언지 바로 확인하고 집중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종이 투두리스트에는 여러 장점이 있는데요.
- 깜빡하고 잊는 일이 줄어 듭니다.
- 작업기억에 여유공간이 생겨 일의 능률이 올라갑니다.
- 실수가 줄어 듭니다.
집중도, 긴급도, 중요도
스티븐 코비 박사 아시죠? 그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일을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하라고 말하죠. 이 이론에 근거한 다이어리 시스템도 시중에 나와 있구요.
- 중요하면서도 긴급한 일
- 중요하지만 긴급하지는 않은 일
- 긴급하지만 중요하지는 않은 일
-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가바사와 박사는 여기에 ‘집중도’라고 하는 하나의 항목을 더 추가합니다. 집중력이 필요한 일은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 한다는 그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거겠죠.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투두리스트를 ‘가바사와식 투두리스트’라고 부릅니다.
보면 알겠지만 여러 칸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각각의 칸의 용도는 이렇습니다.
- AM/PM : 오전과 오후에 할 일
- 매일: 업무일지, 진척 확인 등 매일 하는 루틴한 일
- 빈틈: 10분 이내 끝나는 일
- 놀이: 취미나 여가 활동
- 기타: 그 밖의 긴급도 및 중요도가 낮은 일.
이 투두리스트의 활용을 위한 몇 가지 지침을 소개합니다.
#1 컴퓨터로 작성한다
투두리스트는 매일 아침 일 시작 전에 컴퓨터로 작성합니다. 매번 일일이 손으로 쓰기 보다는 컴퓨터로 작성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엑셀이나 워드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 또는 에버노트 같은 곳에 템플릿을 만들어 두고 매일 복사해서 사용하면 되겠죠.
#2 할일은 3가지씩 적는다
투두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항목마다 할일을 3가지씩 적는데요. 이는 뇌의 용량을 고려한 것이라고 합니다. 3개까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확실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죠.
중요한 일만 간추려 3개까지만 적고 나머지 우선순위가 낮은 할일들은 기타 항목 칸에 넣으면 됩니다.
#3 집중력이 필요한 일은 오전에 배치한다
‘오전(AM)’ 칸에는 오전 중에 해야할 일 3가지, ‘오후(PM)’ 칸에는 오후에 할 일 3가지를 적습니다. 이 때 가장 집중력을 많이 요하는 일일수록 맨 윗 칸에 배치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4 집중도와 중요도를 표시한다
오늘의 투두리스트를 작성했으면 항목 옆에 있는 작은 칸에 각각의 할일에 대한 집중도와 중요도를 표시합니다. 집중도가 높은 일에는 별표(★), 긴급도와 중요도가 높은 일에는 동그라미(◎) 표시를 하는데요. 이런 표시가 들어간 일은 다른 일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5 인쇄하여 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
투두리스트 작성이 다 되었으면 이제 인쇄해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둡니다. 시선만 옮기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투두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답니다.
#6 작업이 완료되면 빨간펜으로 체크한다
투두리스트에 있는 업무를 끝냈다면 인쇄한 것과는 다른 색깔의 펜을 사용해 완료 표시를 합니다. 빨간색 펜으로 가로줄을 그으면 끝난 일을 지우는데서 오는 성취감도 맛 볼 수 있겠죠.
#7 어제의 투두리스트를 재활용한다
매일 투두리스트를 작성하고 인쇄하는 작업이 많이 번거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두리스트를 매번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전날에 작성한 투두리스트를 기초로 하여 추가 수정하는 방식으로 쓰면, 익숙해 지면 3분, 아니 1분이면 된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투두리스트를 관리하지만, 투두리스트를 관리하는 일 자체가 늘 부담이었는데요. 가바사와식 투두리스트를 보면서 참 간단하지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오늘 할 일을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둔다는 발상이 좋았고, 할일을 정할 때 집중력을 감안한다는 것도 참신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오전 오후 작업을 각각 3개씩만 할당하는 것두요.
아마 여러분들도 자기만의 투두리스트 관리법이 있겠죠. 넘쳐나는 할일들 때문에 고민이라면 가바사와 박사의 투두리스트를 한번 따라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