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에너지 리듬을 아는 것은 자신의 혈액형을 아는 것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아침형인간인지 저녁형인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죠. 이것만 알아도 자신의 에너지 리듬에 맞춰 자신의 생활 패턴을 조정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 아침형인간이 인기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바쁘게 돌아가는 요즘 사회에서 경쟁 우위 요소 같아 보입니다.
독일의 시간생물학자 위르겐 줄리가 독일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면습관 조사를 보면,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밤 11시 4분에 취침하여 오전 6시 18분에 기상한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가요? 내일부터 당장 6시에 기상하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너무 빠르다구요? 아니면 너무 늦다구요?
아침형인간과 저녁형인간의 생활패턴
당신이 만약 아침형인간이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은 별로 어려울 게 없는 일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곧 에너지도 넘치고 좋은 기분이 듭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최고능률에 도달하는 탓에 아침 나절의 칼로리 소모가 크고, 저녁이면 빨리 피곤해져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죠.
반면 저녁형인간은 느지막이 일어나서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워밍업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들은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들며, 다음 날 새벽까지 하루를 마감하지 않는 습관이 있죠.
이렇게만 놓고 보면 아침형인간이 저녁형인간보다 훨씬 더 유리해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아침형인간은 시간 패턴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야근이나 시차증후군처럼 시간 리듬이 깨지는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반면 저녁형인간은 리듬이 깨져도 금방 컨디션을 회복하죠. 회복탄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침형인간보다 저녁형인간이 더 탄력적이라 할 수가 있죠.
아래 표에서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한번 골라 보세요.
시간형 | 선호하는 기상시간 | 선호하는 취침시간 |
---|---|---|
전형적 아침형 | 05:00~06:30 | 20:00~21:00 |
반 아침형 | 06:30~07:45 | 21:00~22:15 |
중립형 | 07:40~09:45 | 22:15~00:30 |
반 저녁형 | 09:45~11:00 | 00:30~01:45 |
전형적 저녁형 | 11:00~12:00 | 01:45~03:00 |
시간형이 왜 중요한가?
사실 시간형은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최근의 연구결과도 그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2003년 영국 서레이대학 연구팀은 ‘PER3’라는 유전자의 길이가 길면 아침형 인간이고, 짧으면 저녁형 인간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죠.
하지만 유전자만큼 환경도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는 대부분 강한 저녁형의 성향을 보이다가 약 25세를 전후하여 자신의 시간형으로 고정되고, 나이가 들수록 아침형으로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아마 느끼셨을 거에요. 어렸을 때는 올빼미처럼 새벽까지 놀다가 잠들 때가 많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패턴이 바뀌는 것을.
이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타고난 자신의 시간형이 아닌 사회생활의 패턴에 자신을 맞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보니 큰 불편이 없으면 타인의 리듬에 자신을 맞추게 됩니다. 또한 도시 생활이라는 환경도 영향을 미칠테구요.
하지만 당신이 저녁형인간이면서 아침형인간들과 함께 살거나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라면 적잖은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시간형과 맞지 않는 삶을 계속해 나간다가면 자신의 에너지 리듬을 제대로 탈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자신의 시간형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겠죠.
생체시계와 에너지 리듬
사람마다 개성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듯 하루 24시간 동안 변화하는 체내의 리듬 또한 다르게 마련입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상태도 24시간을 주기로 일정한 패턴에 따라 움직이는데요.
아침형인간과 저녁형인간의 차이는 바로 이 생체시계의 차이에 비롯되며 따라서 각각의 시간형은 에너지 리듬 또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약 종달새(아침형)라면 당신은 아침 10시에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했다가 오후 3시 경엔 힘이 소진될 것이지만, 올빼미(저녁형)이라면 아침 10시부터 서서히 에너지가 올라가다가 오후 3시에 이르러야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것이죠.
이게 바로 자신의 시간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올바른 생체리듬에 따라 생활할 경우 자신의 능력을 200% 이상 끌어올릴 수 있고 리듬에 맞춰 최적의 하루일과를 구성할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리듬에 따라 생활한다면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자면서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 아침형인간이 저녁형인간에 비해 무조건 더 건강하다거나 저녁형 인간이 더 생산성이 높다고 일괄적으로 말할 게 아니라, 각자의 고유 생체리듬 속에서 적절한 수면시간과 최고조의 에너지 리듬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