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전염이 된다?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있고 무엇을 먹느냐에 달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니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우울감을 만들고 통제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우울증이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우울증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우울증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의 위험인자인 인지적 취약성이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틀담대학의 연구진이 수행한 이 실험은 한 대학의 기숙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 졌는데, 인지적 취약성이 높은 룸메이트와 함께 지낸 사람은 인지적 취약성이 높아졌고 반대로 인지적 취약성이 낮은 룸메이트와 함께 지낸 사람은 인지적 취약성이 낮아졌다고 한다.
인지적 취약성의 변화가 우울증 위험에 영향을 주었다는 말이다.
장내 미생물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조금 황당하게 여겨지는 생각이지만 2016년 아일랜드와 중국의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우울증을 ‘전염’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실험은 다름 아닌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였고 완전한 멸균 상태의 실험실에서 자란 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과학자들은 멸균된 공간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의 쥐에게 각각 사람의 인분(대변)을 먹였다.
이 쥐들의 몸에는 어떤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아도 살 수 없었다. 따라서 이들의 장내에는 미생물이 부족했다. 인간의 작은 대변 덩어리를 먹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대변 덩어리는 두 개의 다른 그룹에서 온 것이었다. 하나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대조군에서 얻은 대변이고 다른 하나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서 얻은 대변이었다고 한다.
며칠 후 미생물의 힘이 서서히 드러났다. 건강한 대변을 먹은 쥐의 행동은 그 전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우울증 그룹의 대변을 먹은 쥐는 갑자기 전형적인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이 쥐들은 점점 더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더 빨리 포기했으며 무기력해졌다고 한다.
핵심은 이것이다. 장속에 있는 미생물이 우리의 두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 몸에 영양분을 공급해줄 뿐만 아니라, 몸 속 미생물에게도 먹이가 된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울한 감정도 전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