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다이어트할수록 실패하는 이유: 5가지 경고 신호 점검법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운동도 등록했고, 칼로리도 세고 있고, 체중계도 매일 올라간다. 이보다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다. 근데 3개월이 지나면 어디에 있냐. 원점이다. 더 충격적인 건, 이걸 두 번 세 번 반복했다는 거다.

의지력이 없는 걸까. 아니다. 사실 이건 목표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Psychology Today에 실린 애리조나 노던대학교 Dawn Clifford 교수(영양학·건강과학)의 분석에 따르면, 체중 감량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동기를 갉아먹는다. 열심히 할수록 더 빨리 포기하게 되는 심리적 구조가 있다는 거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이냐.

다이어트 열심히 해도 매번 실패하는 5가지 경고 신호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목표를 향한 진전이 보이지 않으면 뇌는 즉각 “이건 쓸모없어”라는 신호를 보낸다. 체중 감량이 목표일 때 문제는, 그 진전이 보이지 않는 날이 너무 많다는 거다. 아래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금 당신의 다이어트 방식이 뇌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다.

1. 싫어하는 운동을 억지로 하고 있다 체중을 빼야 한다는 이유로 러닝을 시작했는데, 사실 달리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엔 의지로 버티지만 뇌는 계속 이걸 고통으로 기억한다. 고통스러운 활동은 반드시 포기하게 되어 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존 본능이다.

2. “최소 1시간은 해야 효과 있다”고 믿는다 30분밖에 못 했다는 이유로 “오늘은 망했어”라고 생각한 적 있지 않나? 이 올-오어-낫씽 사고방식이 오히려 활동 자체를 막는다. Clifford 교수는 10분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강조한다. 시간 요구사항에 집착하는 순간,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게 된다.

3. 좋아하는 음식을 완전히 끊었다 치킨이든 초콜릿이든 “절대 안 먹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그 음식이 더 먹고 싶어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금지 효과(Forbidden Fruit Effect)라고 부른다. 제한이 강할수록 폭식 위험이 높아진다. 상담실에서 진짜 자주 듣는 패턴이다.

4. 칼로리와 걸음 수를 강박적으로 기록한다 처음 3개월은 숫자가 동기부여가 된다. 근데 6개월이 넘어가면?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강박적인 추적은 오히려 동기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매일 숫자를 체크하는 게 스트레스가 됐다면, 그 추적이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신호다.

5. 매일 체중계에 올라간다 오늘 0.5kg 빠지면 기분 좋고, 내일 0.3kg 늘면 하루가 망한다. 이 롤러코스터가 반복되면 결국 체중계 자체가 무서워진다. 체중은 수분 섭취, 호르몬, 소화 상태에 따라 하루에도 1-2kg씩 변동한다. 그 숫자가 노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

다이어트 실패를 부르는 심리적 함정
이미지 출처: Psychology Today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본다: 목표 자체가 독이 될 때

근데 여기서 재밌는 게 있다. 심리학에는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이라는 개념이 있다. 핵심은 이거다. 외재적 동기(체중, 외모,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면 결과가 안 보이는 순간 동기가 급격히 무너진다.

체중 감량이 “왜(why)”가 됐을 때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저울 숫자가 안 변하는 날, 뇌는 즉각 “이거 소용없잖아”라고 판단한다. 그 순간 3주간의 노력이 한 번의 폭식으로 이어진다.

반면 내재적 동기, 즉 “운동하면 기분이 좋다”, “잘 자게 된다”,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같은 감각은 저울 숫자와 무관하게 보상을 준다. 이 차이가 3개월짜리 다이어트와 10년 동안 이어지는 건강한 습관의 차이를 만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당신의 “왜”를 바꿔야 한다.

체중계 대신 이것을 측정해보자

그럼 뭘 목표로 삼아야 할까. Clifford 교수가 제안하는 건 생각보다 단순하다.

첫째, 즐거운 활동을 찾아라. 친구와 산책하는 게 좋으면 그게 운동이다. 춤이 좋으면 줌바 클래스가 운동이다. 억지로 하는 1시간보다 즐기는 20분이 훨씬 오래 지속된다.

둘째, 신체 신호에 귀 기울여라.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멈추는 연습. 칼로리 앱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신호가 더 정확한 가이드다.

셋째, 다른 성공 지표를 만들어라. 에너지가 올라갔나? 수면이 더 깊어졌나? 계단 오를 때 숨이 덜 차나? 이 작은 변화들이 실은 훨씬 의미 있는 데이터다.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니까.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한 가지만 해봐라. 오늘 운동 목표를 시간으로 설정하지 말고, “오늘 기분 좋은 신체 활동 하나”로 바꿔봐라. 10분 산책도 되고,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혼자 추는 춤도 된다. 결과가 아니라 경험에 집중하는 거다.

그리고 오늘 체중계는 안 올라가도 된다. (진심으로.)

다이어트 실패가 반복된다면, 의지력을 탓하기 전에 목표를 먼저 점검해봐라. 문제는 당신이 열심히 안 해서가 아니라, 뇌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마침 이 글을 읽은 지금이 그 구조를 바꿔볼 완벽한 타이밍일지도.

만약 음식이나 체중에 대한 생각이 일상을 많이 힘들게 하고 있다면, 심리상담사나 영양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수진

심리연구소에서 심리상담사 겸 콘텐츠 마케터로 일한다. 가끔 코딩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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