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의 부작용, 10명 중 1명이 겪는 반전

명상을 시작했다. 스트레스 때문에, 번아웃 때문에. 유튜브에서 다들 “삶이 바뀌었다”고 했고 앱 후기엔 별 다섯 개가 넘쳐났다. 그런데 2주쯤 지나자 이상하게도 더 불안해졌다.

그게 착각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것도 절대 아니었다.

명상 부작용,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

2022년 미국에서 명상 수련자 95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발표됐다. 결과가 꽤 충격적이다. 10%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고, 그 증상이 최소 한 달 이상 지속됐다. 10명 중 1명 이상이라는 얘기다.

40년치 연구를 종합한 2020년 리뷰 논문에 따르면 가장 흔한 부작용은 불안과 우울이다. 그다음이 망상·해리·이인증(세상이 실제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공포감 순이다. 중요한 건 이 부작용이 기존에 정신건강 문제가 없던 사람에게도, 명상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열심히 했는데 왜 저는 더 불안해진 걸까요?”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챙김 산업 전체를 향해 조용히 화가 난다.)

1,500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왜 처음 듣는 걸까

사실 이건 새로운 발견도 아니다. 명상 부작용에 대한 최초 기록은 무려 1,500년 전, 인도 불교 문헌인 『법트라타 명상 경전』에 이미 등장한다. 명상 후 우울, 불안, 해리, 정신병 유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서양에서도 1976년 인지행동과학의 핵심 인물 아놀드 라자루스가 경고했다. 명상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심각한 정신과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그게 50년 전 얘기다.

그러면 왜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이유는 하나다.

22억 달러 산업이 말하지 않는 것

미국에서만 명상 산업의 규모는 22억 달러, 한화로 약 3조 원이다. 앱, 클래스, 책, 동영상이 쏟아지는데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명상 열풍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존 카밧진은 2017년 가디언 인터뷰에서 “마음챙김의 긍정적 효과를 다룬 연구의 90%는 질이 낮다”고 직접 시인했다. 자신이 만들어 온 운동의 과학적 기반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더 말하고 싶지만 꾹 참겠다.)

영국에서는 2016~2018년 동안 84개 학교, 8,000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800만 달러 규모의 마음챙김 연구가 진행됐다. 코번트리대학교 Miguel Farias 교수가 분석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음챙김이 아동의 정신 건강을 개선하지 못했고, 위험군 아동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역사상 가장 비싼 명상 연구의 결과가 조용히 묻혔다.

경영학 교수이자 불교 수행자인 로널드 퍼서는 저서 『맥마인드풀니스』에서 이 현상을 ‘자본주의적 영성’이라고 불렀다. 마음챙김이 상업화되면서 불편한 진실을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소파에 앉아 명상하는 사람
이미지 출처: ScienceAlert

그럼 명상을 아예 안 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명상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모든 상황에서, 아무런 주의 없이 해도 된다는 주장이 문제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정보 비대칭 문제로 볼 수 있다. 효과는 크게 팔고 위험 정보는 작게 표시하는 구조. 의약품이라면 부작용을 반드시 고지해야 하지만, 명상 앱에는 그런 의무가 없다.

부작용을 호소했을 때 “그냥 계속 하면 낫는다”고만 하는 지도자는 조심해야 한다. 연구자들은 이전에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거나, 명상 중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혼자 계속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할 것을 권고한다.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1. 명상 후 기분을 3일만 기록해봐라 —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지.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2. 부작용을 경험하면 바로 멈춰도 된다 — 명상이 “나쁜 감정을 더 느끼게 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의지 부족이 아니다. 지금 상태에서 그 방법이 안 맞는 거다.

이럴 땐 전문가와 함께

명상 후 다음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 상담을 권한다.

  • 불안·공황이 명상 전보다 심해진다
  • 세상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인증 증상이 반복된다
  • 우울감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

이 글을 읽고 “아,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느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마음챙김 산업이 말 안 해준 것들, 이제는 알고 시작하면 된다. 마침 오늘 명상 앱을 열려던 참이었다면, 잠깐 멈추고 이 정보를 갖고 선택해도 늦지 않다.

이수진

심리연구소에서 심리상담사 겸 콘텐츠 마케터로 일한다. 가끔 코딩도 하고.

댓글 남기기

※ 본 글에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별도 표시가 없으면 Freepik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