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높은 리더가 문제직원으로 낙인찍히는 4가지 조직 함정

안녕하세요, 최현우입니다.

조직은 항상 성과를 내는 리더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리더가 갑자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분류되어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HBR에 실린 한 사례가 이 아이러니를 잘 보여줍니다. IT 기업의 고위 임원 안나(Anna)는 CEO에게 결단력·명확성·자신감을 인정받던 리더였는데요. 어느 순간 팀에서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는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안나는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접근 방식을 바꾸려 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실체는 안나가 아니었습니다. 조직 전체가 과잉 합의 문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지요. 그녀의 결단력이 마찰을 만든 게 아니라, 마찰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유능한 리더를 잃는 조직의 공통된 실수

조직이 뛰어난 리더를 잃는 이유는 그 리더가 어려운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리더를 잘못 진단하기 때문입니다. HBR 리더십 코치는 이를 ‘평가 함정(evaluation trap)’이라고 부릅니다.

재능 평가 회의에서 조직은 반복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리더가 왜 갑자기 흔들리는 걸까?” “무엇을 고쳐야 할까?”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결과를 개인의 특성으로 과도하게 귀인하고 주변 환경의 영향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편향이 고위 리더 평가에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역량 모델 연구는 이 문제를 더 심화시킵니다. 복잡한 리더십 역학을 ‘행동 언어’로 번역해버리면, 마찰이 생길 때 자동으로 ‘행동 수정’이 기본 처방이 됩니다. 이 함정에 가장 자주 빠지는 리더는 성과가 낮은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가장 의존하는 사람들입니다.

리더십 마찰을 일으키는 4가지 원인

같은 ‘문제 행동’처럼 보여도 뿌리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HBR 연구는 마찰의 원인을 4가지로 정리합니다.

첫 번째는 실제 역량 부족입니다. 리더에게 진짜 스킬 갭이 있는 경우인데요. 사실 시니어 레벨에서는 생각보다 드문 유형입니다. 리더 본인이 “몰랐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고 인정하고, 팀원도 “노력하는데 아직 부족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과거 평판의 고착화, ‘조직적 표류’입니다. 승진 심사 위원회에서 8년 전 협업 경험만으로 리더를 두 번이나 탈락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리더십 같은 주관적 평가 영역은 객관적 지표보다 편향에 취약하고 리더 간 일관성도 낮습니다. 아무리 성장해도 조직의 기억이 현재를 지배하면 발전 기회 자체가 막혀버립니다.

세 번째는 강점의 과잉 확장입니다. 한때 성공의 원천이었던 강점이 더 높은 직급에서 오히려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결단력으로 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현우가 팀 규모가 커지면서 갑자기 ‘통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 전형적입니다.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강점이 정체성이 되어 맥락에 맞는 유연성을 가리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시스템 자체가 장벽인 경우입니다. 가장 오해받기 쉬운 유형입니다. 조직이 ‘전략적 사고’를 주문하면서 단기 아웃풋으로만 평가하거나, ‘위임하라’면서 위임 가능한 팀을 만들어주지 않는 구조입니다. 리더의 행동이 이상해 보이는 건 리더 탓이 아니라, 시스템이 변화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동을 고쳐도 달라지지 않는 이유

조직이 가장 자주 범하는 실수는 증상을 원인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이세요”, “결정을 천천히 내리세요”라는 요구는 원인이 다르면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역량 부족이 원인이라면 스킬 개발이 맞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문제라면 리더에게 행동 변화를 요구해도 무의미합니다. 더 나쁜 경우는, 리더가 자신의 핵심 강점을 스스로 억누르기 시작하면서 실제로 덜 효과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조직은 결국 원하던 리더십을 잃게 됩니다.

조직이 해야 할 올바른 진단

올바른 진단은 4가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첫째, 구체적인 장면으로 이야기하라. “저 사람은 너무 불통이야” 같은 일반화 대신, “마지막으로 그런 행동을 직접 목격한 게 언제입니까? 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나요?”라고 묻습니다.

둘째, 피드백의 최신성을 검증하라. “최근 6개월 안에 직접 경험한 일입니까?”라는 질문 하나로 낡은 평판이 현재를 왜곡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셋째, 스킬 갭과 강점 과잉을 구분하라. 다른 맥락에서 이미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면, 역량이 아닌 ‘적용 범위’의 문제입니다.

넷째, 리더와 대화를 재설정하라.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에서 “이것이 역량 부족인지, 인식 차이인지, 환경의 문제인지부터 함께 파악해봅시다”로 출발점을 바꿉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1. 조직은 ‘행동’만 보는 평가 함정에 쉽게 빠집니다.
  2. 리더십 마찰에는 4가지 원인이 있고,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합니다.
  3. 행동 수정 요구는 올바른 진단 없이는 효과가 없습니다.
  4. 가장 중요한 질문은 ‘리더를 어떻게 고칠까’가 아니라 ‘우리가 틀리게 진단하고 있지는 않은가’입니다.

유능한 리더를 잃는 가장 조용하고 빠른 방법은 잘못된 진단입니다. 그 비용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조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을 스스로 밀어내는 것이지요.

최현우

IT 기업에서 일하다가 현재 스타트업 창업 운영 중. 인생모토 = 불가능이란 환상에 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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