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법, 모르는 분야에서도 가능합니다

평범한 직원과 뛰어난 직원의 차이는 10배가 아닙니다. 스타트업 전략가 제이슨 코헨의 말처럼, 진짜 뛰어난 인재는 100명의 평범한 사람이 절대 떠올리지 못할 아이디어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췌장외과 수술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최고의 췌장외과 의사를 뽑아야 하는 것처럼 — 이게 지금 많은 창업자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조직이 커지는데 왜 더 나아지지 않는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지 않으면, 조직은 커지기만 하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직원이 늘수록 회의가 많아지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하지만, 개인 역량의 총합은 제자리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대표가 영업이나 제품을 직접 가장 잘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요. 하지만 직원 수가 100명에 가까워질 때도 CEO가 여전히 어떤 분야에서든 가장 뛰어나다면, 이는 성공의 신호가 아닙니다. 채용이 잘못되어 왔다는 신호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조직이 실제로 강해지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도메인을 잘 모른다고 포기할 이유도 없습니다. 전문성을 직접 평가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면접 후 그들의 아이디어를 당장 실행하고 싶은가

가장 강력한 신호는 이겁니다. 면접이 끝난 뒤 “이 사람을 채용하지 않더라도 오늘 들은 내용을 바로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마케팅을 잘 모르는 엔지니어 CEO가 마케팅 VP 면접을 봤는데, 면접이 끝나자마자 그 사람의 제안 절반을 즉시 적용하고 싶다면 — 그건 강력한 신호입니다.

이건 단순한 호감이 아닙니다. 진정한 전문가는 일반적인 프레임워크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신 회사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5분 전에 당신이 설명한 특정 과제와 바로 연결 지어 말하는 사람이 그런 인재인데요. “업계 일반론”만 이야기하는 사람은 챗GPT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확인해 볼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사람이 경쟁사로 간다면 걱정이 되는가?” 답이 “그러면 우리는 큰일이다”라면, 그 사람이 맞는 인재입니다. 면접 한 시간 만에 내 회사 보는 관점이 바뀐다면, 1년이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면접 중 배움이 생긴다면 좋은 신호입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임원 채용 원칙을 이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내가 직접 그 사람 밑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만 채용한다.” 실제로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면접 중에 이미 배우고 있다면, 그게 신호입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 도중 “아, 그런 관점은 처음 알았다”는 순간이 생겼는가. 면접이 끝난 뒤 검색해봤더니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흥미가 이어졌는가. 그렇다면 그 사람이 이끄는 팀은 6개월 후 더 나아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야 전문성 외에도 면접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우수한 임원은 자신의 사일로에서만 뛰어난 것이 아닌데요. 목표 설정, 어려운 소식을 팀에 전달하는 방식, 두 직원 사이의 갈등 해결 — 이런 리더십 역량은 오늘 당신의 조직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가져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확인됩니다. 그들이 어떤 질문을 되묻는지, 실제로 그 상황을 겪어봤는지를 보면 됩니다.

레퍼런스 체크, 전문성보다 환경 적합성을 물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레퍼런스 체크는 전문성 검증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지원자가 건네준 연락처는 이미 좋은 말을 해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바로 “이 사람이 우리 회사 환경에서 실제로 잘 맞는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 세 가지가 있는데요.

  • “이 사람이 최고 역량을 발휘하는 이상적인 환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 명확한 목표가 필요한 사람인지, 자율적으로 탐색하는 스타일인지 파악됩니다.
  • “반대로, 이 사람이 가장 힘들어하는 환경은 어떤가요?” — 우리 조직의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 “이 사람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잘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 당사자는 너무 당연해서 특별한 줄 모르지만, 옆에서 지켜본 사람만 볼 수 있는 진짜 능력입니다.

세 번째 질문이 가장 강력한 이유는, 우리가 찾는 것이 단순한 역량이 아닌 ‘지금 이 회사에 필요한 슈퍼파워’이기 때문입니다. 그 강점이 지금 우리 조직의 필요와 맞는다면, 자리를 채우는 채용이 아닌 임팩트를 만드는 채용이 됩니다.

잘못된 채용을 인정하는 것도 리더의 능력입니다

채용을 아무리 신중하게 해도 때로는 틀립니다. 면접에서 인상적이었지만 실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두 실수 중 진짜 비용은 “잘못 뽑았는데 그냥 두는 것”입니다. 채용 실패를 뒤늦게 발견하는 것(false negative)은 다시 뽑으면 됩니다. 반대로 잘못 채용한 사람을 오래 두는 것(false positive)은 팀 전체에 손상을 주고, 무엇보다 가장 뛰어난 팀원들을 먼저 내쫓습니다. 그들은 상황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고, 이직할 능력도 가장 많으니까요.

세 가지 신호가 보인다면 이미 3개월 늦었다는 뜻입니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 팀 내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성과가 즉시 개선되지 않는 것 —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빠르고 명확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결별을 미루는 것은 리더십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나보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1. 면접 후 그들의 아이디어를 즉시 실행하고 싶다면, 좋은 인재다
  2. 면접 중 이미 배우고 있다면, 그 사람이 맞다
  3. 레퍼런스 체크는 전문성이 아닌 환경 적합성 확인에 쓴다
  4. 잘못된 채용은 빠르게 인정하고 결별할수록 손해가 줄어든다

나보다 뛰어난 인재를 뽑는다는 것은 자신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메인을 몰라도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조직을 더 크게가 아니라, 더 낫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Photo by Tima Miroshnichenko on Pexels

최현우

IT 기업에서 일하다가 현재 스타트업 창업 운영 중. 인생모토 = 불가능이란 환상에 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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