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복용자, 눈 뇌졸중 위험 더 높다는 연구 경고

살을 빼려고 맞은 주사가 눈을 위협할 수 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눈 뇌졸중’으로 불리는 허혈성 시신경병증(ION) 위험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3만 1,000건 이상의 부작용 보고를 분석한 결과다.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2026년 3월 게재된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미국 FDA 부작용 자발 보고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 중 위고비가 ION 보고 빈도와 가장 강한 통계적 연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위고비와 눈 뇌졸중 연관성, 연구는 어떻게 밝혔나

허혈성 시신경병증(ION)은 시신경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갑작스러운 시력 손실,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지는 드물지만 심각한 질환이다. 연구팀은 수천만 건의 FDA 보고서 중 GLP-1 수용체 작용제가 ION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 사례를 추출한 뒤, 약물 유형별·성별·연령별로 보정 분석을 실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오젬픽(Ozempic, 당뇨용 저용량 주사), 위고비(비만용 고용량 주사), 리벨서스(Rybelsus, 경구 저용량)로 나뉜다. 분석 결과, 위고비는 오젬픽보다 전체 보고 건수가 적음에도 ION 연관 신호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경구 제제인 리벨서스에서는 ION 보고 사례가 없었다. 비교 대상으로 삼은 메트포르민·인슐린·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에서도 유의미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왜 위고비가 오젬픽보다 위험한가 — 고용량의 역설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라도 용량 차이가 핵심이었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 오젬픽보다 훨씬 높은 용량을 사용하며, 이로 인한 체내 전신 노출이 크고 체중 감소 속도도 빠르다. 연구팀은 이 점이 시신경 혈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메커니즘으로는 체중이 급격히 줄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특히 야간 저혈압이 심해지는 경로가 제시됐다. 야간 저혈압은 시신경 허혈의 알려진 위험 인자다. 경구 제제인 리벨서스에서 사례가 없었던 이유도 흡수 속도가 느리고 혈중 노출량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리뉴 배리아트릭스(Renew Bariatrics)의 헥토르 페레스(Hector Perez) 박사는 헬스라인을 통해 “치료받지 않은 비만, 당뇨, 혈관 질환이 시력을 훼손하는 빈도가 세마글루타이드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위험이 실재하더라도 약물의 편익과 비교한 맥락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남성 환자에게 더 두드러진 연관성

데이터는 여성보다 남성 위고비 사용자에서 ION 연관성이 현저히 강함을 보여줬다. 성별 차이의 생물학적 원인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시신경 혈류 조절과 혈관 반응성에서의 성차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두 가지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여 혈류에 미치는 효과가 서로 상쇄될 가능성이 있어 ION 위험이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시력 보호 실천법 4가지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두 전문가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1. 점진적 체중 감소: 페레스 박사는 “급격한 초기 열량 감소를 피하면 혈압과 혈류의 급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 수분 보충: 식욕 억제로 물 섭취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탈수는 시신경 관류를 악화시킨다.
  3. 야간 혈압 모니터링: 지나치게 낮은 야간 혈압은 ION의 알려진 위험 인자이므로 정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4. 정기 안과 검진: 텔레슬림 클리닉(TeleSlim Clinic)의 디알라 알라타시(Diala Alatassi) 박사는 “특히 당뇨 환자는 약물 시작 전 기저 시력 검사를 받고, 이후에도 연 1회 이상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는 자발 보고 데이터베이스 특성상 인과 관계를 확정할 수 없고 발병 빈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가장 취약한 환자 집단을 규명하고 예방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위고비를 복용 중이거나 고려 중인 사람이라면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의사와 함께 개인 위험도를 평가하고, 시력 변화가 생기면 즉시 안과를 찾는 것이 권고된다.

참고자료

※ 면책 조항: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위고비 또는 기타 GLP-1 약물 사용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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