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상사가 성공하는 이유, 직장에서 만나는 3가지 리더십 유형

지금까지 함께 일한 상사 중 가장 나쁜 관리자가, 그 회사에서 가장 성공한 리더였습니다. 이상하게 들리시나요? 사실 이런 역설은 생각보다 훨씬 흔한 일인데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엔지니어링 리더 Michael Lopp가 자신이 직접 겪은 세 명의 상사에 대해 쓴 글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명백히 나쁜 관리자였지만, 동시에 조직을 성공으로 이끈 훌륭한 리더이기도 했습니다.

비전만 있고 사람에 관심 없는 ‘아티스트형’ 상사

첫 출근 날, 상사가 문 앞에 서서 이렇게 묻습니다. “오늘 하루 어땠어요?” 평범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있는데요. 당신이 아무리 상세하게 대답해도 상사는 공허한 눈빛으로 처다볼 뿐입니다. 그는 당신의 대답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지요. 누군가 신입에게 그렇게 물어보라고 알려줬을 뿐입니다.

아티스트형 상사는 뛰어난 창의성과 비전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탁월하고, 그 비전을 따라 팀 전체가 움직이는 경우도 많은데요.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람’이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팀원이 지금 어디쯤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에게 팀원은 예술을 완성하기 위한 도구에 가까운 셈이지요.

이런 상사 밑에서 일할 때의 핵심 전략은 ‘번역’입니다. 복잡한 상황을 짧고 명확하게 써서 전달하는 것인데요. 말로 설명하면 흘려듣지만, 잘 정리된 문서로 전달하면 간혹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모든 회의를 지배하는 ‘독재자형’ 상사

독재자형 상사의 특기는 이미 결론이 난 회의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 기획, 디자인이 모두 합의한 안건도 예외가 없는데요. 고객 이탈 위기를 막기 위한 긴급 회의에서, 팀 전체가 검토하고 합의한 디자인 개선안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재자형 상사가 회의실에 들어오는 순간,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잠깐,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한 마디로 회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1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 끝에 도출된 결론은 처음부터 잘못된 해결책이었고,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말해봐야 무의미하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팀은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독재자형 상사의 가장 큰 문제는 심리적 안전감 파괴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발언을 포기하게 만들고, 팀의 집단 지성을 서서히 소멸시킵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나이프형’ 상사

1:1 미팅이 시작되고 20분이 지나도록 상사는 전화를 끊지 않습니다. 손짓으로 앉으라고 하고는, 세계의 종말이 이번 주말에 닥칠 것 같다는 내용의 통화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지요. 참고로, 그 주말에 세계는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30분 미팅 중 겨우 10분이 남았을 때, 상사는 전화를 끊고 서랍에서 사냥용 칼을 꺼내 손에 들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그냥, 이상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나이프형 상사의 핵심 문제는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팀원은 상사의 다음 행동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이 불안감은 팀 전체에 조용히 스며들게 됩니다.

나쁜 관리자도 훌륭한 리더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데요. 이 세 명은 모두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성공한 리더로 평가받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리더의 역할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관리자의 역할은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하게 해주는 것이고요. 이 두 가지 능력은 전혀 다른 영역인 것이지요. 아티스트형, 독재자형, 나이프형 모두 방향 제시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그래서 성과를 냈고, 조직에서 인정받은 것인데요. 다만 팀원을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은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나쁜 관리자를 바꾸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조직에서 이미 성과를 증명한 시니어 리더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보다 훨씬 현실적인 접근은, 그 상황에서 배울 것을 찾는 자세입니다.

지금까지 나쁜 관리자 3가지 유형과 리더십의 역설을 살펴봤습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1. 아티스트형 상사는 비전은 탁월하지만 팀원의 성장에 무관심합니다. 문서로 정리해서 소통하는 것이 유일한 접점입니다.
  2. 독재자형 상사는 회의를 장악하며 팀의 심리적 안전감을 파괴합니다. 회의 결과보다 개인의 성장과 학습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3. 나이프형 상사는 예측 불가능성으로 팀 전체에 불안을 심습니다. 자신만의 루틴과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회사에서 ‘성공한 리더’와 ‘좋은 관리자’는 언제나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을 만난다면, 그것은 정말 행운인 것이지요. 그리고 나쁜 상사 밑에서 쌓은 경험이, 결국 여러분의 가장 단단한 리더십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현우

IT 기업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작은 🚀스타트업 창업 3년차. 인생모토 = 불가능이란 환상에 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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