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단순한 매출의 원천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장의 파트너로 만드는 마케팅 플라이휠 전략으로 6개월 만에 고객 평생가치를 3배 늘린 생생한 경험담을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IT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최현우입니다. 창업 3년차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고민이 뭔지 아세요? 바로 고객을 어떻게 계속 붙잡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건 돈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기존 고객이 떠나가는 걸 막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에 마케팅 플라이휠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적용해보면서 놀라운 결과를 경험했습니다. 단순히 고객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우리 비즈니스의 성장 엔진이 되는 경험을 말이죠. 오늘은 이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퍼널에서 플라이휠로, 발상의 전환이 필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저도 처음에는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에 빠져 있었습니다. 광고로 트래픽을 끌어오고, 랜딩페이지에서 리드를 모으고, 영업팀이 전환시키는 그런 방식 말이죠. 물론 이 방법도 나름 효과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어요. 고객이 결제를 완료하는 순간 우리의 관심은 또 다른 신규 고객을 찾는 쪽으로 향했거든요. 기존 고객들은 고객 성공팀에 맡겨두고 마케팅팀은 계속 새로운 고객만 쫓아다녔죠. 그러다 보니 이탈률은 높고 재구매율은 낮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 플라이휠 개념을 접하게 됐어요. 허브스팟에서 2018년에 본격적으로 제시한 이 모델은 고객을 단순한 전환의 대상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장의 동력으로 보는 관점이었습니다.
플라이휠은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Attract’ 단계에서 올바른 고객을 끌어들이고, ‘Engage’ 단계에서 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Delight’ 단계에서 그들을 팬으로 만들어 추천과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게 하는 거죠.
마케팅 플라이휠의 3단계 구조: Attract, Engage, Delight가 순환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냅니다. (출처: beehiiv 블로그)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퍼널이 결제 시점에서 끝나는 반면, 플라이휠은 거기서부터 새로운 순환이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기존 고객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 자산이 되는 거예요.
우리가 경험한 플라이휠의 실제 효과
작년 우리 회사에서 플라이휠 방식을 본격 도입해봤는데, 6개월 만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먼저 고객 평생가치(CLV)가 기존 대비 3.2배 증가했고, 고객 추천을 통한 신규 가입률이 전체의 42%까지 올라갔어요.
Attract: 문제 해결 중심의 콘텐츠로 올바른 고객 끌어들이기
기존에는 우리 제품의 기능과 장점을 어필하는 콘텐츠에 집중했었어요. 그런데 플라이휠 방식으로 바꾸면서 타겟 고객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콘텐츠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솔루션이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대신 “스타트업에서 업무 효율성을 20% 높이는 5가지 방법”이라는 실용적인 가이드를 만들었죠. 이런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원하는 고객층을 끌어들였고, 처음부터 우리 문제 해결 방식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유입됐습니다.
중요한 건 이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집했다는 점이에요. 콘텐츠 끝에 간단한 설문을 넣어서 그들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어떤 해결책을 원하는지 파악했거든요.
Engage: 개인화된 경험으로 관계 깊이 더하기
유입된 잠재 고객들과는 이메일 시퀀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획일적인 온보딩 시퀀스와는 달랐어요. 초기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로 다른 콘텐츠를 제공했거든요.
예를 들어 “팀 협업 개선”에 관심을 표시한 사람에게는 관련 사례 연구와 팁을, “업무 자동화”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자동화 툴 활용법을 보내는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하니 이메일 오픈률이 기존 15%에서 34%로 껑충 뛰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웨비나와 Q&A 세션을 통해 일대다가 아닌 커뮤니티 형태의 소통을 늘려갔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참가자들끼리 서로 경험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Delight: 고객을 팬으로, 팬을 전도사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이 ‘Delight’ 부분이에요. 우리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먼저 고객 성공팀과 마케팅팀이 긴밀하게 협업해서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했어요. 그리고 각 고객이 우리 제품으로 달성한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서 분기별로 ‘성과 리포트’를 보내드렸죠. “지난 3개월 동안 당신의 팀이 우리 솔루션으로 120시간을 절약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또한 고객 추천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단순히 할인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추천해주신 분께 전용 컨설팅 세션을 제공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할인보다는 추가적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시더라고요.
고객 여정이 선형적인 퍼널에서 순환적인 플라이휠로 바뀌면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성장 엔진이 됩니다. (출처: beehiiv 블로그)
플라이휠 구축 시 놓치기 쉬운 핵심 포인트들
6개월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중요한 교훈들을 공유해보겠습니다.
피드백 루프가 플라이휠의 심장이다
플라이휠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각 단계마다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해요. 우리는 매주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전체 플라이휠 성과를 리뷰하면서 개선점을 찾았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Engage’ 단계의 이메일 시퀀스가 너무 길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7일짜리 시퀀스를 3일로 줄이고 대신 내용을 더 집중적으로 만들었더니 완주율이 30% 이상 올랐거든요.
팀 간 협업이 성패를 좌우한다
플라이휠은 마케팅팀만으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어요. 영업팀, 고객 성공팀, 심지어 개발팀까지 모든 팀이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주간 회의에서 단순히 KPI 리포트만 하는 게 아니라 각 팀이 접한 고객의 생생한 피드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개발팀에서도 기능 개발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고객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죠.
성과 측정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퍼널 중심 사고에서는 신규 리드 수, 전환률, 매출액 같은 지표들이 중심이었어요. 하지만 플라이휠에서는 고객 만족도, 추천 지수(NPS), 고객 평생가치, 재구매율 같은 지표들이 더 중요해집니다.
우리는 대시보드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서 이런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팀 성과 평가에도 이런 지표들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플라이휠을 시작하는 실용적인 방법
많은 스타트업 대표분들이 플라이휠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아직 규모가 작아서…”라고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작은 조직일 때 시작하는 게 더 유리해요.
1단계: 기존 고객과의 깊은 대화부터 시작하기
플라이휠 구축의 첫 걸음은 현재 고객들이 왜 우리를 선택했는지, 무엇을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존 고객 20명과 30분씩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나온 인사이트가 전체 플라이휠 설계의 기초가 됐어요.
2단계: 작지만 완전한 순환 구조 만들기
처음부터 거창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는 10명의 베타 고객으로 시작해서 Attract-Engage-Delight의 전체 사이클을 한 번 돌려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단계별로 어떤 요소들이 잘 작동하고 어떤 부분에서 막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어요.
데이터 기반의 점진적 개선
초기 프로토타입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각 단계별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구글 애널리틱스와 고객 관리 툴을 연동해서 고객 여정의 각 터치포인트를 추적했어요.
플라이휠 성과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 고객 여정의 각 단계별 지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출처: beehiiv 블로그)
플라이휠이 가져다 준 예상치 못한 변화들
플라이휠을 도입하면서 매출 증가나 고객 유지율 개선 같은 기대했던 효과들 외에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팀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어요. 기존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찾아 헤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기존 고객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또한 제품 개발 방향도 더 명확해졌습니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그들이 진짜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됐거든요. 덕분에 개발 리소스 낭비도 크게 줄었고요.
무엇보다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졌어요. 만족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회사를 추천해주시니까 별도의 브랜딩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경험했습니다.
마무리
창업을 하고 나서 깨달은 건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기 쉽다는 점이에요. 매월 매출 목표를 맞추려다 보니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보다는 당장의 전환에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플라이휠 방식을 도입한 후로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고객을 단순한 매출의 원천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의 파트너이자 성장 동력으로 보게 됐거든요. 그 결과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물론 플라이휠을 구축하는 건 퍼널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복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만들어지면 그 효과는 정말 강력해요. 특히 스타트업처럼 리소스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기존 고객을 통한 성장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거든요.
만약 여러분도 고객 유지와 성장에 고민이 있으시다면 플라이휠 방식을 한 번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작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다 보면 분명 의미 있는 변화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