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최현우입니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을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누군가에게는 자유롭고 낭만적인 직업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불안정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힘든 길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예술로 실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은 창작을 ‘비즈니스’로 본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 예술가와 창업가의 고민이 결국 비슷하다는 겁니다. 내가 만든 것을 어떻게 시장에 내놓을지, 어떻게 브랜드를 구축할지, 어떻게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해지지 않을지. 오늘은 독립 예술가 fnnch가 정리한 ‘예술로 생계 유지하기’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예술가는 사업가다 — 비즈니스 렌즈로 보기
예술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으려면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제품 개발이고, 전시는 마케팅이며, 판매는 고객 관계 관리입니다. 이 관점을 받아들이는 순간, 예술가는 ‘솔로프레너(solopreneur)’가 됩니다. 모든 역할을 혼자 수행하는 자영업자인 것이지요.
스타트업 창업자도 초기에는 비슷합니다. 제품 개발, 마케팅, 재무, 고객 응대까지 전부 직접 합니다. 예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품 제작, SNS 운영, 온라인 스토어 관리, 배송까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판매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초기 판매 경험은 ‘근육을 강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반복할수록 자연스러워집니다.
이미지-시장 적합성(Image-Market Fit)이란
스타트업에서는 ‘Product-Market Fit’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제품이 시장의 수요와 만나는 지점을 찾는 것이지요. 예술에서는 이를 ‘Image-Market Fit’이라고 부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과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어 하는 작품의 교집합을 찾는 것입니다.
많은 예술가가 이 부분에서 고민합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들면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시장이 원하는 것만 만들면 창작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되, 시장의 피드백을 무시하지 마라.” 거절은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지,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한 부정이 아닙니다.
반복과 일관성이 만드는 브랜드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반복과 일관성이 쌓여 인지도가 됩니다. Damien Hirst의 점 회화, Keith Haring의 동적 피규어, Georgia O’Keeffe의 꽃 그림. 이들은 모두 하나의 스타일을 반복하면서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의 일관성이 고객에게 신뢰를 줍니다. 테슬라를 떠올려보세요. 전기차, 자율주행, 미래지향적 디자인.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일관되게 반복되면서 브랜드가 됐습니다. 예술가도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만들어야 합니다. 같은 스타일을 반복하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제약 속에서 창의성 발휘하기
역설적이게도, 제약 조건이 있을 때 창의성이 더 발휘됩니다. 저자는 이를 ‘Aesthetic Research’라고 부릅니다. 특정 색상, 형태, 주제로 제한을 두고 그 안에서 변주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에서도 리소스 제약은 오히려 집중력을 높입니다. 예산이 제한되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에 집중하게 됩니다. 인력이 부족하면 MVP(최소기능제품)로 빠르게 검증합니다. 예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파란색만 사용한다”, “이번 달은 인물화만 그린다” 같은 제약을 스스로 걸면 오히려 작품에 일관성이 생기고, 실험이 쉬워집니다.
판매는 근육 운동, 거절은 피드백
초기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 경험입니다. 첫 판매는 ‘근육을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두렵지만, 반복할수록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작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작품의 시장 적합성에 대한 피드백이지, 당신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에서 제품이 실패하더라도 창업자의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다음 작품에 반영하면 됩니다.
예술가도 비즈니스 원칙을 적용하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창작을 사업으로 인식하고, 시장과의 교집합을 찾고, 반복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제약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판매 경험을 쌓으세요. 우리는 어떤 것이든 제품을 두고 고객과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결국 예술도 비즈니스의 핵심인 ‘신뢰’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 How to Make a Living as an Artist — fnnch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