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최현우입니다. ‘문제 해결’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누군가에게는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주어진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3년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건 조금 다릅니다. 문제를 “푸는” 것만큼이나, 어떤 문제를 “풀지 않을지” 결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작가인 Gerald Weinberg는 문제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문제란 인식된 현실과 원하는 상태의 차이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정의입니다. 그리고 이 정의에서 세 가지 전략적 선택지가 나옵니다.
문제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하기
문제가 “현실과 목표의 차이”라면, 우리는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 세 가지 접근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가장 익숙한 방법입니다. 원하는 상태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지요. 매출 목표가 10억인데 5억에 머물러 있다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영업을 늘려 10억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게 전통적인 문제 해결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조정하는 겁니다. 5억 매출이 현재 단계에서는 충분히 좋은 성과라고 재평가하는 것이지요. 이게 포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세 번째는 원하는 상태 자체를 수정하는 겁니다. 10억 목표가 너무 공격적이라면 7억으로 조정하거나, 아예 다른 지표를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매출 대신 고객 만족도나 제품 완성도를 우선순위에 두는 식이지요.
세 가지 전략적 선택지
Andreas Fragner는 자신의 글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선택지가 결코 도피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더 현명한 선택일 때가 많다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요? 목표의 80%를 달성하는 데 비용의 20%만 든다면, 완벽한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보다 부분적 해결책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방식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초기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체계적인 회계 시스템”과 “HR 프로세스”를 갖추라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필요한 것들이지요. 하지만 그 시점에 우리에게 진짜 문제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회계와 HR은 나중에도 충분히 정비할 수 있는 문제였고, 그래서 우리는 그 조언을 정중히 무시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제품 개발에 집중한 덕분에 6개월 만에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게 다음 투자 라운드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회계 시스템 구축에 2개월을 썼다면 그 기회를 놓쳤을 겁니다.
창업가의 키워드 ‘선택과 집중’
경험 많은 창업가와 초보 창업가의 차이는 여기서 드러납니다. 초보는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험 있는 창업가는 어떤 문제를 풀지 않을지 판단하는 데 능숙합니다.
이건 단순히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아닙니다. 내부와 외부의 압력을 견디면서 “지금은 안 한다”고 말하는 용기입니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보고서, 직원들이 원하는 복지, 고객이 제안하는 기능 추가—이 모든 것들이 “문제”로 인식될 수 있지만, 전부 다 풀 필요는 없습니다.
Fragner는 이걸 “트레이드오프 분석 능력”이라고 부릅니다. 목표의 100%를 달성하려고 비용의 100%를 쓰는 것보다, 목표의 80%를 비용의 20%로 달성하는 게 대부분의 경우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지요.
제품 관리의 핵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도 같은 도전에 직면합니다. 완벽한 제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은 끝이 없고, 개선할 부분도 항상 있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PM의 핵심 능력은 무엇일까요? 발견한 문제의 약 90%에 “No”라고 말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10%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제품이 성공하는 비결입니다.
어떤 문제가 그 10%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이 문제를 지금 풀지 않으면 우리 제품의 핵심 가치가 무너지는가?” 답이 “예”라면 풀어야 할 문제이고, “아니오”라면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문제입니다.
저희 팀은 최근 사용자 대시보드를 개편했습니다. 디자이너가 준비한 개선안이 15가지였는데, 실제로 구현한 건 3가지였습니다. 나머지 12가지는 “좋지만 지금은 아니다”로 분류했습니다. 그 3가지를 2주 만에 배포했고, 사용자 만족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만약 15가지를 다 하려고 했다면 2개월이 걸렸을 테고, 그 사이 경쟁사가 먼저 움직였을 겁니다.
결국 문제 해결 능력이란 “어떤 문제를 선택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다 풀려는 사람은 지치고, 중요한 문제를 놓칩니다. 반면 풀지 않을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사람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고, 그게 결국 성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어떤 것이든 제품을 두고 회사와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결국 비즈니스의 핵심은 모든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중요한 문제를 식별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연습을 통해 길러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