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기만 하면 다 똑같이 나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된 85개 연구 메타분석이 이 상식을 뒤집었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앉아서 무엇을 하는지가 뇌 건강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앉아 있기가 다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은 앉아 있는 활동을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능동적 앉기(Cognitively Active Sitting): 독서, 컴퓨터 작업, 카드 게임, 악기 연주처럼 정신적으로 참여하는 활동. 수동적 앉기(Passive Sitting): TV 시청처럼 뇌가 거의 일하지 않는 활동.
결과가 놀랍습니다. 능동적 앉기는 실행 기능, 상황 기억, 작업 기억 같은 인지 능력과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반면 TV 시청은 일관되게 나쁜 인지 결과와 연결됐습니다. 심지어 치매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더군요.
같은 시간 앉아 있어도 뇌에 미치는 영향이 정반대라는 겁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TV는 왜 이렇게 나쁠까
문제는 TV 앞에 앉아 있을 때 뇌가 거의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겁니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수동적 인지 상태‘라고 부릅니다. 화면에서 정보가 끊임없이 흘러나오지만, 뇌는 그걸 처리하거나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의 물건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반면 독서나 게임을 할 때는 다릅니다. 정보를 이해하고, 다음을 예측하고,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뇌가 일을 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신경 연결이 강화되고 인지 기능이 유지됩니다.
연구를 이끈 Paul Gardiner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건강 조언이 단순히 ‘덜 앉으세요’에서 ‘앉아 있을 때 정신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더 많이 하세요‘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럼 앉아서 뭘 해야 할까
능동적 앉기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뇌가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드는 활동이면 됩니다.
연구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인 활동들입니다:
독서: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상관없습니다. 내용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과정 자체가 뇌 운동입니다.
컴퓨터 작업: 이메일 쓰기, 문서 작성, 온라인 학습 같은 것들.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 뭔가를 만들거나 배우는 활동이면 됩니다.
카드 게임이나 보드 게임: 전략을 짜고 상대의 수를 읽는 과정이 인지 기능을 자극합니다.

악기 연주나 퍼즐: 손과 뇌를 동시에 쓰는 활동이 특히 좋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닙니다. 저도 책을 읽다가 졸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TV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결국 중요한 건 선택입니다
이 연구가 말하는 건 단순합니다. 하루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10년 후 뇌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퇴근 후 소파에 앉아 있는 2시간. TV를 틀 수도 있고, 책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자세지만 뇌에게는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하나는 뇌를 쉬게 하고, 하나는 뇌를 깨웁니다.
물론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TV를 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도 그럽니다. 문제는 그게 기본값(디폴트)이 되는 겁니다. 행동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디폴트 효과’죠. 사람은 기본 설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에너지가 들거든요.
그래서 제안하는 건 이겁니다. 리모컨 옆에 책을 두세요. 환경을 바꾸면 행동이 바뀝니다. 뇌가 판단할 필요 없게 만들면 됩니다.
참고자료
- Not All Sitting Is Equal. One Type Was Just Linked to Better Brain Health – ScienceAlert
- Sedentary Behavior and Cognitive Function: A Systematic Review –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 Television Viewing and Risk of Dementia – Age and Age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