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노트도 샀습니다. 그런데 막상 펜을 들면 멈춰버립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고, 시작하면 긴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결국 안 쓰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두 문장 일기”라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를 딱 두 문장으로 정리하는 겁니다. 이 방법을 소개한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많은 사람이 후속 질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나요?” “어디에 쓰나요?” “디지털로 옮기나요?”
오늘은 바로 그 실전 작성법 3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일기를 안 쓰는 건 게으른 게 아닙니다
일기가 좋다는 건 다 압니다. 자기 성찰, 감정 정리, 기록 남기기. 그런데 왜 안 할까요.
문제는 마찰(Friction)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기본 설정의 저항’이죠. 뭔가를 시작하려면 에너지가 듭니다. 일기를 쓰려면 노트를 꺼내고, 펜을 찾고, 뭘 쓸지 생각하고, 문장을 다듬고… 이 모든 과정이 뇌에겐 ‘일’입니다. 그래서 미루게 됩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있으면 더 심합니다.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정리해야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좋은 문장을 써야 한다는 압박.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한다는 부담. 이런 기대치가 시작 자체를 막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건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와도 연결됩니다. 하루 종일 판단하고 결정한 뒤 저녁에 일기를 쓰려면, 뇌는 이미 지쳐있습니다. “뭘 쓸까”라는 질문 앞에서 뇌는 기본값(쓰지 않기)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두 문장만 쓰는 겁니다
두 문장 일기의 핵심은 마찰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정리하지?”가 아니라 “오늘 무슨 일이 있었지?”와 “그래서 어땠지?” 이 두 가지만 답하면 됩니다. 뇌가 판단할 게 확 줄어듭니다. 결정 피로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실제로 쓰게 됩니다.
저도 이 방법을 써보니까 정말 효과가 있더군요. 예전엔 “오늘은 써야지” 하다가 안 쓴 날이 많았는데, 두 문장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어차피 두 문장인데 뭐 어떻게 쓰든 상관없잖아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막상 쓰기 시작하면 두 문장 이상 쓰고 싶어질 때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선택사항입니다. 의무는 두 문장. 그 이상은 보너스.
어떻게 쓸 것인가
실제로 두 문장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원문 저자가 소개한 3가지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1. 메모지에 초안 쓰고 퇴근 후 옮기기
낮 동안 메모지에 하루를 정리합니다. 처음엔 막 씁니다. 그러다 시간 날 때 다시 보고 문장을 다듬습니다. 퇴근하면서 또 보고, 저녁에 최종본을 노트에 옮깁니다.
이 방법은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저자는 이걸 “플로베르 스타일”이라고 불렀습니다. 문장을 정교하게 다듬는 소설가 플로베르처럼요. 메모지 하나에 하루 종일 문장을 다듬다가, 만족스러우면 노트에 옮깁니다.
장점은 문장이 압축적이고 정제된다는 겁니다. 단점은 좀 번거롭다는 거죠(…).
2. 구글킵으로 모바일 메모
스마트폰으로 하루 중간중간 메모합니다. 구글킵(Google Keep) 같은 앱을 쓰면 됩니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화장실(…) 어디서든 바로 씁니다. 저녁에 다시 보고 두 문장으로 정리해서 노트에 옮깁니다.
이 방법은 이동이 많거나 활동적인 하루를 보내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메모지를 들고 다니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모바일이 답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메모할 수 있으니까요.
단점은 스마트폰을 열면 다른 앱에 정신이 팔릴 수 있다는 겁니다. 딴짓의 유혹(…).
3. 노트에 바로 쓰기
저녁에 노트를 펼치고 바로 씁니다. 메모 없이, 수정 없이, 그냥 두 문장을 씁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마찰이 제일 적습니다. 펜 들고 노트 펴고 두 문장 쓰고 끝. 저자도 이 방법을 가장 자주 쓴다고 합니다. 잠들기 직전에 쓴다고 하더군요.
단점은 문장을 다듬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게 더 진짜 모습일 수도 있죠.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쓰는 게 중요하니까요.
디지털로 옮기는 이유
노트에 손으로 쓴 걸 왜 다시 디지털로 옮길까요. 번거로운 일 아닌가요.
저자는 몇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째, 백업입니다. 노트를 잃어버리면 끝입니다. 몇 년 치 일기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디지털로 옮겨두면 안전합니다.
둘째, 연속성입니다. 노트는 다 쓰면 끝입니다. 새 노트를 사야 합니다. 그러면 이전 노트와 새 노트가 따로 있습니다. 디지털 파일은 하나로 계속 이어집니다. 마크다운 파일로 저장하면 몇 년이고 한 파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셋째, 가독성입니다. 솔직히 제 손글씨는 나중에 보면 못 알아봅니다(…). 디지털로 옮기면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넷째, 부담 감소입니다. 노트는 예쁜 걸 쓰고 싶잖아요. 비싼 노트는 망치면 아깝습니다. “이 노트에는 잘 써야 해”라는 압박이 생깁니다. 그런데 디지털 백업이 있으면 노트는 그냥 도구입니다. 편하게 휘갈겨 써도 됩니다. 어차피 나중에 옮기니까.
저자는 연/월 단위로 구분해서 저장한다고 합니다. 목차(TOC)도 만들어두고요. 나중에 찾아보기 쉽게.
결론은,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두 문장 일기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입니다.
메모지든, 구글킵이든, 노트든. 아침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중요한 건 내일도 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겁니다. 오늘 한 번 멋진 일기를 쓰는 것보다, 매일 두 문장씩 쓰는 게 낫습니다.
뭐 완벽하게 하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두 문장만 써보시길. 어제 뭐 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그거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