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염 효과 700배? 고추와 함께 먹으면 달라지는 식품 조합

단 한 가지 식품 조합으로 항염 효과가 700배 달라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2026년 1월, 도쿄이과대학 연구팀이 동료 심사 학술지 Nutrients에 발표한 결과가 바로 그렇습니다. 매운 고추와 시원한 민트, 이 두 가지를 함께 먹는 것만으로 항염 시너지가 극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파이토케미컬, 익숙하지만 낯선 이름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화합물입니다. 쉽게 말해 식물의 자기방어 물질이에요. 우리가 매일 먹는 채소와 과일에 이미 수천 가지 파이토케미컬이 들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식물은 곤충이나 자외선, 병원균 같은 외부 위협에 맞서 이 물질들을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성분들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다채로운 채소와 과일을 먹을수록 몸 속 항염 방어망이 촘촘해지는 거예요.

도쿄이과대학의 5명의 생물·공학 연구자들은 특히 주목받는 4가지 파이토케미컬을 골라 비교했습니다. 캡사이신(고추), 멘톨(민트), 1,8-시네올(유칼립투스·로즈마리), β-에우데스몰(허브·에센셜 오일)입니다. 모두 주방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재료들이죠. 연구팀은 이 성분들을 면역세포에 각각, 그리고 조합해서 노출시켜 염증 억제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고추가 단독 최강 항염 식품인 이유

4가지 성분 중 단독으로 가장 강한 항염 효과를 보인 건 캡사이신, 즉 고추의 매운 성분이었습니다. 실험에서 캡사이신은 다른 성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억제했거든요.

왜냐하면 캡사이신이 우리 몸의 TRPV1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면서 염증 매개 물질 분비를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운 음식과 관절염·근육통 완화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4가지 성분 모두 단독으로는 분명한 항염 효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멘톨, 시네올, 에우데스몰은 캡사이신에 비해 제 효과를 내려면 훨씬 많은 양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이 정말 놀라운 발견을 한 건 바로 조합 실험에서였습니다.

고추 + 민트 조합이 만드는 기적의 시너지

소량의 캡사이신을 더했을 때, 멘톨이 항염 효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양이 무려 70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고추를 조금만 함께 먹어도 민트 한 잎에서 얻는 멘톨만으로 충분한 항염 작용이 가능해진다는 뜻이에요.

캡사이신과 1,8-시네올(로즈마리·유칼립투스 성분) 조합에서도 비슷한 시너지가 확인됐습니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파이토케미컬의 시너지 효과가 항염 반응을 현저히 강화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물론 이 실험은 세포 배양(in vitro) 수준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실제 사람 몸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연구팀 스스로도 이 점을 솔직히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평소 식탁에 이런 조합을 자연스럽게 올리는 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고추와 허브 등 다양한 향신료
이미지 출처: The Healthy

오늘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조합

좋은 소식은, 이 성분들을 특별한 방법으로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매운 음식에 민트나 로즈마리를 자연스럽게 곁들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비싼 건강기능식품을 살 필요도 없어요.

이런 식품 조합을 추천해요

  • 고추장 + 깻잎 쌈 — 캡사이신(고추장) + 다양한 파이토케미컬(깻잎·허브)
  • 청양고추 + 민트 허브차 — 캡사이신 + 멘톨의 직접 시너지
  • 고춧가루 + 로즈마리 올리브유 채소볶음 — 캡사이신 + 1,8-시네올 조합
  • 고추기름 + 고수 소스 — 매운맛 + 시트러스 파이토케미컬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 된장찌개에 청양고추 하나 더 넣고, 쌈채소에 깻잎을 더하면 됩니다. 이미 집에 있는 재료로 시작하는 거예요.

영양사의 한마디

영양사로 일하면서 “항염에 좋은 식품을 따로 챙겨먹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 특정 슈퍼푸드 하나에 집착하는 것보다, 다양한 식물성 재료를 조합해서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파이토케미컬은 단독이 아니라 조합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고추 하나, 민트 잎 몇 장, 로즈마리 한 줄기. 이미 부엌에 있는 것들로 충분합니다. 실제로 연구팀도 “식물성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만성 질환 예방에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식탁을 당장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먼저 오늘 한 끼, 채소 한 가지를 더 올리면 됩니다. 매일 조금씩, 식물의 힘을 빌려가세요. 특히 만성 염증이나 면역력 걱정이 있으신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나나

영양사. 식품컬럼니스트. 요가와 PT를 즐기고 자연식물식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 영양제 보다 자연식품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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