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모바일 마케팅이란 단어조차 없던 시절. 세 명의 창업자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0년 후 그들은 수십억 달러 기업의 주인이 되었다.
“그거 필요 없어요. 앱스토어에서 받는 1.99달러면 충분해요.”
2011년 모바일 앱 개발자 미팅에서 나온 말이다. 브레이즈(Braze) 창업자 빌 매그너슨이 자신의 제품을 소개했을 때 돌아온 반응이었다. 당시 모바일 마케팅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앱을 만들어 올리면 끝,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 미친 놈들은 달랐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용기
브레이즈 창업자들은 시장의 “NO”를 거부했다. 오히려 “그 고객 피드백은 틀렸다”고 선언했다. 대체 무슨 근거로?
매그너슨은 구글 인턴 시절 안드로이드 개발 도구를 만들며 모바일의 잠재력을 직접 목격했다. 90년대 닷컴 붐과 같은 에너지를 모바일에서 느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에 대한 확신이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는 고품질의 장기적 관계 위에 구축된다.”
기술이 아무리 바뀌어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단순한 앱 다운로드를 넘어선 지속적 사용자 관계가 결국 돈이 될 거라는 믿음. 이게 그들의 확신의 근거였다.

10년 버티기의 기술
1. 돈을 서두르지 마라
브레이즈는 의도적으로 초기에 많은 돈을 조달하지 않았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은 자살행위라고 봤다. 실제로 경쟁사들은 1천만-1천5백만 달러를 조달한 후 번아웃됐다. “밧줄을 밀어붙이는” 격이었다.
2. 엔지니어링에 올인하라
초기 브레이즈 팀은 매그너슨 표현으로 “무정형의 엔지니어링 덩어리”였다. 영업팀 확대보다는 제품 완성도에 투자했다. 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3. 수평적으로 넓게 가라
당시 모바일 SaaS 기업의 85-90%가 게이밍에 집중했다. 하지만 브레이즈는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한 수평적 플랫폼을 구축했다. 게이밍 시장이 포화되자 경쟁사들은 피벗에 실패하거나 망했지만, 브레이즈는 이미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다.
4. 고객을 선별하고 교육하라
브레이즈는 까다로웠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얼마나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모르는 고객은 상대하지 않았다. 대신 데이터 기반의 실험적 마케팅을 하는 팀을 찾아내서 직접 교육했다. 미래 가능성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시장 타이밍을 읽는 신호들
브레이즈의 성공은 단순한 인내가 아니라 시장 변화의 신호를 정확히 읽은 결과였다.
신호 1: 새로운 직무의 등장 기존 마케팅 팀과 구별되는 ‘모바일 그로스 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시간 메시징이 필수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확산됐다.
신호 2: 엔터프라이즈의 각성 은행, 리테일러 등 기존 기업들이 모바일 앱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미 확립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고객들이 등장한 거다.
신호 3: 자연 선택의 시작 모바일 마케팅 도구를 먼저 도입한 브랜드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 나은 마케팅 팀이 승리하고, 그 승리는 압도적일 것”이라는 케빈 왕의 예언이 현실이 됐다.
당신이 적용할 수 있는 3가지 원칙
1. 확신의 근거를 명확히 하라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확신인가? 기술 발전 트렌드에 대한 직접적 경험이 있는가? 변하지 않는 비즈니스 기본 원칙에 기반하고 있는가?
2. 장기전 체제를 구축하라
시장 성숙도에 맞는 자금 계획이 있는가? 단기 성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인가? 10년을 버틸 수 있는 팀과 문화를 만들었는가?
3. 미래 고객을 찾고 교육하라
현재 시장의 “NO”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있는가?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교육할 구체적 방법이 있는가? 시장 변화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가?
미친 놈들이 세상을 바꾼다
10년 후 브레이즈는 완전히 승리했다. 2019년 ARR 1억 달러, 2021년 IPO 성공, 현재 2,200개 글로벌 고객 보유. 모바일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산업 자체를 창조했다.
매그너슨은 말한다. “나는 우리가 성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미친 놈들이 승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들이 포기할 때 그들은 계속한다.
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말을 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배고프고 바보 같은 상태를 유지하라. 브레이즈 창업자들이 보여준 건 바로 이거다. 10년간 바보 같은 확신을 유지한 결과, 그들은 세상을 바꿨다.
당신도 미친 놈이 될 준비가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