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할 일이 쏟아져 나온다. 투자자 미팅, 개발 일정 확인, 마케팅 전략 수정, 팀원 1on1까지…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아, 정말 체계적으로 일을 정리할 방법은 없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안녕하세요. IT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최현우입니다. 창업 3년 차를 맞으면서 느끼는 건, 생산성 관리야말로 창업가의 생명줄이라는 점이에요. 온갖 앱과 도구를 써봤지만, 결국 가장 효과적인 조합을 찾았어요. 바로 GTD(Getting Things Done) 방법론과 불렛저널의 만남입니다.
왜 최고의 CEO들은 손으로 쓸까?
디지털 네이티브인 우리 세대에게 펜과 종이는 구시대 유물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 손으로 쓰는 순간 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리처드 브랜슨부터 빌 게이츠까지, 성공한 경영자들이 여전히 노트를 손으로 쓰는 이유가 있거든요. 타이핑할 때와 달리 손글씨는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켜 기억력과 창의성을 높여줍니다.
GTD란? 데이비드 앨런의 혁신적 아이디어
GTD는 생산성 구루 데이비드 앨런이 만든 업무 관리 시스템이에요. 핵심은 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을 ‘밖으로 꺼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우리 뇌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해요. 할 일을 머릿속에 계속 담고 있으면 실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죠. GTD는 이런 ‘정신적 부하’를 완전히 제거해주는 시스템입니다.
GTD의 핵심: 5단계 워크플로우
GTD의 마법은 다음 5단계에 숨어 있어요:
- 수집(Capture): 모든 아이디어와 할 일을 한 곳에 모으기
- 명확화(Clarify): 수집한 것들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정의하기
- 정리(Organize): 적절한 카테고리와 시스템으로 분류하기
- 검토(Review): 정기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업데이트하기
- 실행(Engage): 상황과 에너지에 맞는 최적의 일 선택하기
불렛저널이 GTD를 완성시키는 이유
GTD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면, 불렛저널은 ‘어떻게 실행할지’를 보여줍니다. 이론과 실전의 완벽한 결합이죠.
1. 수집: 데일리 로깅의 힘
불렛저널의 일일 로그가 바로 GTD의 수집 단계예요. 회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든, 카페에서 본 영감이든 모든 걸 한 곳에 기록하죠.
* 투자자 미팅 준비 (내일까지)
* 새로운 기능 아이디어: 소셜 로그인
* 팀 회식 장소 알아보기
이렇게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캐치하면 뇌가 한결 가벼워져요.
2. 명확화: 미래의 나를 위한 글쓰기
불렛저널은 ‘미래의 자신이 이해할 수 있게’ 쓰라고 가르쳐줍니다. 막연한 “프레젠테이션 준비”가 아니라 “투자자 미팅용 10페이지 피치덱 완성”처럼 구체적으로 적는 거죠.
3. 정리: 컬렉션과 마이그레이션
불렛저널의 컬렉션 시스템이 GTD의 정리 단계를 완벽하게 지원해요:
- 프로젝트별 컬렉션: 앱 개발, 마케팅 캠페인 등
- 상황별 컬렉션: 전화해야 할 일, 외출 시 처리할 일
- 에너지별 컬렉션: 피곤할 때 할 수 있는 간단한 일들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4. 검토: 리추얼의 마법
불렛저널의 주간/월간 리뷰 시스템이 GTD의 검토 단계를 습관으로 만들어 줍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 지난 주를 돌아보고 다음 주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 시간에 다음을 확인해요:
- 완료된 작업들 체크
- 미완료 작업의 우선순위 재조정
- 새로운 프로젝트나 아이디어 검토
- 장기 목표와의 연계성 확인
5. 실행: 상황 인식과 에너지 관리
불렛저널은 현재 상황과 에너지 레벨에 맞는 일을 선택하도록 도와줍니다.
오전에 집중력이 높을 때는 중요한 기획 업무를, 오후에 에너지가 떨어질 때는 이메일 정리나 간단한 사무 작업을 배치하는 식으로요.
실전 팁: 스타트업 CEO의 불렛저널 활용법
창업가로서 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몇 가지 팁을 공유할게요:
빠른 캡처를 위한 기호 시스템
* 일반 할 일
→ 진행 중인 일
✓ 완료된 일
< 다음 달로 이월
! 중요한 일
$ 돈과 관련된 일
@ 누군가에게 연락해야 할 일
에너지 레벨별 업무 분류
- 높은 에너지: 전략 수립, 중요한 의사결정, 창의적 기획
- 중간 에너지: 회의, 이메일 답장, 일정 조율
- 낮은 에너지: 자료 정리, 간단한 사무 업무, 루틴 체크
주간 리뷰 체크리스트
- 지난 주 목표 달성도 확인
- 미완료 작업 재평가 및 이월 결정
- 다음 주 3대 우선순위 설정
- 장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 점검
- 팀원들과의 소통 포인트 정리
디지털 도구와의 조화
완전히 아날로그만 사용하라는 건 아니에요. 불렛저널을 중심축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디지털 도구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캘린더 앱: 미팅 일정과 데드라인 관리
- 노션/트렐로: 팀 프로젝트와 문서 공유
- 슬랙: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 불렛저널: 개인 사고와 계획의 중심
시작이 반이다
“불가능이란 환상에 빠지지 말자!”는 제 모토처럼, GTD와 불렛저널의 결합도 막연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효과적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노트 하나와 펜 하나로 시작해보세요. 첫 페이지에 오늘 할 일 3가지만 적어보는 것부터요.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체계적인 할 일 관리는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삶의 질을 바꿔줍니다. 머릿속이 맑아지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어들거든요.
여러분도 GTD와 불렛저널의 조합으로 더 나은 창업가, 더 나은 자신이 되어보시길 바랍니다. 생산성은 목적이 아니라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