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업무에 쫓기다 보면 정말 중요한 건 뭔지 놓치게 된다는 걸 느낀 적 있나요?
안녕하세요. 최현우입니다. 창업 3년차인 저도 매일 화급한 일들에 치여 살다가 어느 날 깨달았어요. ‘아, 나는 지금 매니저는 하고 있지만 진짜 리더는 하지 못하고 있구나.’ 당장 눈앞의 문제는 해결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진짜 중요한 문제는 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때 구글의 20% 타임 제도를 개인 차원에서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일 1시간을 오롯이 ‘깊이 있는 사고’에만 투자하는 거예요. 그 결과가 어땠는지,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공유해드릴게요.
구글 20% 타임, 진짜 뭐길래?
구글의 20% 타임은 정말 유명한 제도죠.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 되는 시간이죠.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그냥 ‘쉬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Gmail, 구글 크롬, 안드로이드 같은 서비스들이 모두 이 20% 타임에서 나온 결과물이거든요. 직원들이 본업과 관련되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거죠.
하지만 야후의 전 CEO 마리사 메이어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는 정규 업무 시간 중 20%를 쪼개서 쓰는 게 아니라 본업을 다 하고 추가로 시간을 내서 해야 했다고 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120% 타임’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나만의 1시간 실험, 이렇게 시작했어요
저는 구글처럼 주 1일을 통째로 쓰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매일 1시간씩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아침 9시 출근 전 8시부터 1시간, 또는 저녁 업무 마감 후 1시간을 ‘나만의 20% 타임’으로 정했거든요.
처음엔 뭘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규칙을 정했습니다:
- 회사와 관련된 본질적 문제에 집중하기: 단순히 개인 취미나 관심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풀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을 고민하는 시간
- 실행보다는 사고에 집중하기: 당장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
- 방해받지 않는 환경 만들기: 슬랙, 카톡, 이메일 모두 끄고 오롯이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1시간이 만든 놀라운 변화들
1. 숲을 보는 눈이 생겼어요
평소에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만 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 시간을 통해 ‘우리 회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진짜 중요한 건 뭔가?’를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예를 들어, 평소에는 “이번 달 매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지?”만 고민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고객에게 진짜 주는 가치는 뭐고, 그걸 더 키우려면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를 고민하게 된 거죠.
칼 뉴포트가 《딥 워크》에서 말한 ‘깊은 업무’가 바로 이런 거더라고요. 인지적으로 까다로운 업무에 집중하는 능력 말이에요.
2. 진짜 문제를 찾게 됐어요
이 시간은 절대 ‘노는 시간’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이거든요. 다만 고민의 방향이 달라진 거죠.
예전에는 “이 기능을 어떻게 빨리 개발하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게 이 기능이 맞나? 다른 방법은 없을까?”를 먼저 고민해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 거죠.
실제로 이런 고민을 통해 우리 팀이 6개월간 개발하려던 기능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꾼 적이 있어요. 결과적으로 개발 시간도 줄이고 고객 만족도도 높인 케이스였거든요.
3. 일에 대한 의미를 찾았어요
단순히 할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정말 회사에, 고객에게, 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인가?’를 계속 되묻게 돼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렇게 되묻는 시간을 가지니까 오히려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 강해졌어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해지니까, 실행할 때도 더 몰입할 수 있게 된 거죠.
당신도 시작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
시간 확보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 시간 확보겠죠. 저는 이렇게 했어요:
- 아침형 인간이라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출근 전 시간 활용
- 저녁형 인간이라면: 업무 마감 후 1시간을 확보 (단, 회식이나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주의)
- 점심시간 활용: 30분씩 나눠서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환경 조성하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중요해요:
- 디지털 디톡스: 휴대폰은 다른 방에 두고, 컴퓨터도 필요 없다면 끄세요
- 공간 분리: 평소 업무하는 공간과 다른 곳에서 하는 게 좋아요
- 도구 준비: 펜과 종이, 또는 간단한 노트 앱 정도만 준비
무엇을 할지 정하기
처음엔 막막할 수 있어니까 이런 질문들로 시작해보세요:
- 우리 팀/회사가 6개월 후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뭘까?
- 고객들이 우리 제품/서비스에 대해 가장 불만스러워하는 부분은 뭘까?
- 내가 가진 전문성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 업계 트렌드를 봤을 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기회는 뭘까?
3개월 후 달라진 나의 모습
이 실험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정말 많은 게 달라졌어요. 가장 큰 변화는 ‘전략적 사고력’이 늘었다는 점이에요. 예전에는 항상 반응형으로 일했다면, 이제는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어요.
팀원들도 변화를 느끼고 있어요. 제가 내리는 결정들이 예전보다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온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어요.
물론 처음에는 이 1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이 시간에 일을 더 하면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1시간 덕분에 나머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어요.
혁신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
구글의 20% 타임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해서가 아니에요. 직원들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개인도 마찬가지예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는 게 아니라,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있을 때 나오는 거거든요.
매일 1시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정말 많은 걸 바꿔요. 3개월만 해보세요. 분명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불가능이란 환상에 빠지지 말고,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