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컴퓨터 앞에 앉는 현대인
푹잠 자고 일어났는데도 눈이 계속 피로하다면 안정피로를 의심
안정 피로(眼精疲勞, eye strain, asthenopia)는 눈이 병적으로 피로한 증상을 말한다. 눈에 피로가 누적되어, 원래라면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사용에도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눈이 조금 피로하더라도 눈 주위를 따뜻하게 하고 푹 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곧 사라지는 게 정상이지만, 안정피로는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건조해 아프고 눈 부위가 무겁고 나른하며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눈만 아픈 것도 아니다. 심하면 두통이나 어깨 결림, 요통, 구역질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컴퓨터 사용이 늘고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던 1990년대 이후부터 이 ‘안정피로’ 현상이 급속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정피로의 원인
안정피로를 초래하는 원인은 몇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장시간 컴퓨터나 휴대기기를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장시간 고개를 수그리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척추가 휘어지고 목이나 어깨 근육이 굳게 되는데 이때 눈의 수정체를 조정하는 근육인 모양체도 긴장하기 마련이다.
또한 화면을 보는 눈의 움직임도 안정피로와 관련이 있다. 보통 우리 눈은 1분에 15~20회 정도 눈을 깜빡이는데, 컴퓨터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눈 깜빡임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눈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면 안구 표면이 마르고, 점점 눈물 분비가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물의 분비량이 만성적으로 적어져 안정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안정피로를 일으키는 다른 요인으로는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착용, 노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노안의 경우, 안정피로의 증상과 노안의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하기 어렵고 그래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안정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눈에 갑자기 통증과 함께 구역질, 참을 수 없는 초초함이 계속되거나 갑자기 울음이 나오는 등 기분이 불안정해지면 정신적 스트레스의 영향도 의심해 봐야 한다.
안정피로 예방법
그렇다면 안정피로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매일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전자기기 화면을 들여다 봐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정피로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책상 아래에 발을 뻗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만든다. 물건 등이 놓여 있어 발을 쭉 뻗을 수 없으면 자세가 나빠질 수 있다.
2.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나기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일을 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자. 타이머를 맞춰 두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3. 집중하는 시간은 최대 50분으로 하기
눈 건강을 생각하면 집중하는 시간은 너무 길어서는 안좋다. 30분에서 50분 정도가 이상적이다. 1시간 일을 했다면 10~15분 정도는 반드시 쉬도록 하자.
4. 컴퓨터 모니터의 위치 조정하기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자를 약간 높게 하여 컴퓨터 화면을 내려다보는 위치로 조정해 앉는 것이 좋다. 컴퓨터 화면과 눈의 거리는 50cm 정도가 좋다. 또한 계속 컴퓨터 화면에만 시선을 두지 말고 틈틈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5. 도수가 다른 안경이나 렌즈 사용하기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쓸 때 먼곳이 잘 보이도록 도수를 맞춘 것보다는 낮은 도수로 조정한 안경을 따로 사용하는 게 좋다. 렌즈를 평일용과 주말용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도수의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즘은 어른 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안정피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비슷한 증상이 있을 경우 안과나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참고도서: 혼베 카즈히로, 『노안 치유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