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베라 성분이 치매 연구에서 주목받는 이유

알로에 베라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세요? 화상에 바르는 젤, 화장품 성분, 아니면 마트 음료 코너의 투명한 즙. 대부분 ‘피부 관리용’이라고 생각하시더군요.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알로에 베라 잎 속 성분에서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피부가 아닌, 뇌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 5,500만 명이 싸우는 병

현재 알츠하이머로 진단된 환자는 전 세계 5,500만 명 이상입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진행을 늦추는 약은 있지만 완치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더 심각한 건 속도입니다. 2050년에는 1억 3,8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3초에 한 명 꼴로 새 환자가 생기는 속도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연구자들이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혈압 치료제, 항암제에서 가능성을 찾기도 하고, 최근에는 자연 식물 성분으로까지 연구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알로에 베라 연구도 그 흐름 속에 있습니다.

알로에 베라 속에 뭐가 있길래

모로코 하산 2세 대학 연구팀이 알로에 베라 잎에서 추출한 화합물 11가지를 분석했습니다. 이 중 가장 주목받은 건 베타 시토스테롤(beta-sitosterol)이라는 성분입니다.

알츠하이머 연구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효소가 두 가지 있습니다.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부티릴콜린에스테라제(BChE)입니다. 왜냐하면 이 두 효소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분해하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아세틸콜린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효소를 억제해 아세틸콜린이 더 오래 유지되도록 하는 게 치료 전략 중 하나입니다.

베타 시토스테롤은 11가지 성분 중 두 효소 모두에 가장 높은 결합력과 안정성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성분인 숙신산(succinic acid)도 함께 좋은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발견한 가능성

이 연구는 인 실리코(in silico)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실험실이나 임상 없이, 컴퓨터 모델로 분자 간 결합을 시뮬레이션한 것입니다.

ScienceAlert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ADMET 분석(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베타 시토스테롤이 약물로 개발됐을 때 인체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예측하는 모델링입니다. 결과는 유망하게 나왔습니다. 이 내용은 Current Pharmaceutical Analysis에 발표됐습니다.

연구를 이끈 화학자 메리엠 케드라우이는 “베타 시토스테롤은 두 효소 모두에 강한 결합력과 안정성을 보이며, 신약 개발의 유망한 후보”라고 밝혔습니다.

알로에 베라를 손에 든 모습
이미지 출처: ScienceAlert

아직 기대만큼 빠르게 가진 않아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단계입니다. 실제 세포 실험, 동물 실험, 그다음 인체 임상시험까지 거쳐야 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제 인체에서 동일하게 나온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그런데 반가운 점이 있습니다. 베타 시토스테롤은 알로에 베라에만 있는 성분이 아닙니다. 콩, 견과류, 통곡물 같은 일상 식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수백 년간 먹어온 성분이라 독성 이슈도 없습니다.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성분에서 약물 후보를 찾는다는 연구 방향이 긍정적입니다.

이런 식품을 추천해요

베타 시토스테롤이 풍부한 자연 식품들입니다.

  • 콩류 — 두부, 된장, 청국장
  • 견과류 — 피스타치오, 호두, 아몬드
  • 씨앗류 — 호박씨, 해바라기씨
  • 통곡물 — 귀리, 현미, 보리
  • 식물성 기름 — 올리브유, 들기름

알로에 베라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평소 자연식 위주 식단이라면 이미 꽤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영양사의 한마디

이 연구가 반가운 건 결론 때문이 아닙니다. 자연 식물 성분에서 치매 치료 후보를 찾는 연구 흐름 자체가 의미 있습니다. 비싼 합성 신약이 아니라, 우리 식탁과 가까운 재료에서 답을 찾는다는 점에서요.

지금 당장 알로에 즙을 벌컥벌컥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저녁 밥상에 귀리를 한 숟가락 얹거나, 간식으로 호두 한 줌을 챙기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요!

특히 가족 중에 치매 이력이 있으시거나, 뇌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나나

영양사. 식품컬럼니스트. 요가와 PT를 즐기고 자연식물식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 영양제 보다 자연식품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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