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5분으로 번아웃 막는 주간 회고 3가지 질문

예전엔 일을 많이 할수록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하게 일정을 채우고, 금요일 밤이 되면 “이번 주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죠. 그런데 토요일이 되면 항상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더군요. 뭘 해도 집중이 안 되고, 멍 때리는 시간만 늘어나는 겁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뇌가 지쳤다는 신호였는데, 그걸 깨닫는 데 몇 년이 걸렸네요(…).

생산성 전문가 Chris Bailey는 흥미로운 사실을 공유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루 4시간의 고집중 시간만 주어진다는 겁니다. 이건 나태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과학적 한계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8시간, 10시간을 압박한다는 거죠. 그래서 번아웃이 오는 겁니다.

하루 4시간만 집중할 수 있다는 뇌과학

뇌는 에너지 소모 장치입니다. 전체 체중의 2%밖에 안 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를 쓰죠. 그중에서도 복잡한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은 특히 연료를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합니다.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건 애초에 설계되지 않은 겁니다.

Bailey가 말하는 4시간은 평균값입니다. 어떤 사람은 3시간일 수도 있고, 5시간일 수도 있죠. 중요한 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이걸 알면서도 3년째 안 하고 있었는데요(…). 타임 블로킹으로 중요한 일을 하루 전반부에 몰아넣는 거, 그거 정말 효과 있더군요. 오후에는 어차피 집중 안 되니까 회의나 루틴 업무만 배치하면 됩니다.

우리가 번아웃되는 진짜 이유

문제는 우리가 부족함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금요일 저녁, 이번 주를 돌아볼 때 뭐가 생각나십니까. 제 경우엔 “못한 것들” 리스트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안 읽은 이메일, 미룬 기획서, 시작도 못한 프로젝트. 그럼 기분이 어떻습니까. 별로죠.

심리학에서는 이걸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의 뇌는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를 5배 더 강하게 기억한다는 겁니다. 진화적으로는 생존에 유리했겠죠. 위험 신호를 빨리 감지해야 하니까. 그런데 현대 직장에서 이 편향은 독이 됩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니까 더 일하고, 더 일하니까 지치고, 지치니까 효율 떨어지고. 악순환입니다.

Bailey는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의도적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못한 것이 아니라 한 것을 보라는 거죠.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은근히 어렵습니다. 뇌가 자동으로 부족함을 찾거든요.

주간 회고 3가지 질문

Bailey가 제안하는 프레임워크는 간단합니다. 주말에 딱 5분만 투자해서 3가지 질문에 답하면 됩니다.

1. 내 집중력 용량을 존중했는가?

하루 4시간의 고집중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돌아보는 겁니다. 중요한 일에 쓰셨습니까, 아니면 이메일 확인하고 회의하다 날렸습니까. 타임 블로킹을 실제로 지켰는지 체크하는 거죠. 저는 이걸 체크하면서 화요일 오전을 거의 날려버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음 주엔 화요일 오전에 중요한 기획 업무를 넣기로 했습니다.

2. 이번 주에 달성한 것은 무엇인가?

못한 것 말고 한 것을 리스트로 적어보는 겁니다. 완료한 프로젝트, 해결한 문제, 배운 것, 뭐든 좋습니다. 저도 이걸 써보니까 생각보다 많더군요. 부족하다고만 느꼈는데, 실은 꽤 진전이 있었던 겁니다. 이 리스트를 보면 심리적으로 완결감이 생깁니다. 불안이 줄어듭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달성 기록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생산성 불안이 40% 낮다고 합니다. 뇌는 진전을 보고 싶어 하거든요. 진전이 보이면 도파민이 나옵니다. 동기가 유지됩니다.

3. 감사한 것 3가지는 무엇인가?

업무적이든 개인적이든, 이번 주에 고마웠던 것 3가지를 적는 겁니다. 저는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요. 막상 해보니까 효과가 있더군요. 감사는 부족함 프레임에서 풍요 프레임으로 시선을 바꿔줍니다. 같은 주를 돌아봐도 “이것밖에 못 했네”가 아니라 “이런 것도 있었구나”로 바뀌는 거죠.

감사 일기가 정신 건강에 좋다는 건 많은 연구가 증명했습니다. 핵심은 구체적으로 적는 겁니다. “동료에게 감사하다”가 아니라 “김 팀장님이 내 기획서 피드백을 30분이나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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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Unsplash

결론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상입니다. 결론은 생산성은 스프린트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겁니다. 일주일 내내 전력 질주하면 탈진합니다. 뇌는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거든요. 하루 4시간의 고집중 시간을 존중하고, 한 것을 기록하고, 감사한 것을 찾는 것. 이 3가지 질문이 번아웃을 막는 안전망이 됩니다.

저도 이번 주말부터 해볼 생각입니다. 5분이면 되니까. 여러분도 이번 주말, 딱 5분만 투자해보시길.

참고자료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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