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긍정주의가 당신의 성공을 막는 이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자기계발서의 가장 흔한 조언이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난 운동선수들을 코칭하면서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코치님, 저 요즘 자기계발서 읽으면서 매일 아침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고 있어요!” 뭐, 일단 칭찬해준다.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하지만 내심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왜냐고?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작정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습관이 오히려 성공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주의의 함정: 연구가 증명한 놀라운 사실들

뉴욕대학교 가브리엘레 외팅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원생들 중 미래를 긍정적으로 더 자주 상상하는 학생일수록 졸업 후 고용 제안도 적게 받고 연봉도 낮았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 싶지만, 2년에 걸친 추적 조사 결과다. 오히려 삶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학생들의 연봉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니, 그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성공한다고?” 라고 묻는다면 그건 반만 맞다. 무작정 부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게 아니라, ‘방어적 비관주의’라는 전략적 사고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람이 실패하기 쉬운 3가지 이유

1.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어차피 다 잘될 거야”라는 생각에 현재 상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된다. 내가 코칭하는 선수 중에도 그런 케이스가 있었다. 항상 “난 타고난 체력이 좋으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하던 선수는 결국 체계적인 훈련을 게을리하다가 중요한 시합에서 패배했다.

반면,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은 더 열심히 훈련하고 결과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2. 좌절에 더 취약해진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좌절에 더 약한 모습을 보인다. 왜 그럴까? 항상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생각하다가 일이 예상대로 풀리지 않으면 그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너무 쉽게 성공할 거라 믿고 시작한 다이어트나 운동 계획이 첫 번째 좌절에 무너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반면 “이번에도 실패할 수 있어, 하지만 그래도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사람은 중간에 어려움이 생겨도 더 끈기 있게 도전하는 경향이 있다.

3. 장기적으로 우울감이 증가한다

가장 충격적인 연구 결과는 긍정적 사고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우울한 감정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대학교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권장했더니 처음에는 기분이 좋아졌지만, 한 달 후에는 오히려 우울한 감정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왜 나타날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긍정적 생각은 결국 실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격차가 클수록 좌절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방어적 비관주의’라는 대안적 사고방식

그렇다고 무작정 부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게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방어적 비관주의(defensive pessimism)’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웰즐리대학교의 심리학자 줄리 노럼이 제창한 인지 전략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방법이다.

방어적 비관주의는 에픽테토스나 세네카 같은 고대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도 활용했던 멘탈 트레이닝 기술이다. 이들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그에 대비함으로써 실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성공한 기업가들의 비밀: 실패를 견디는 능력

방어적 비관주의의 장점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확인된다. 버지니아대학교 다든 경영대학원의 사라스 사라스바티 교수가 제안한 ‘이펙추에이션(effectuation)’ 이론에 따르면, 성공한 사업가들은 일이 잘 될 것인지보다 “실패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경험에서도 이런 사례를 많이 봤다. 피트니스 사업을 시작할 때 “무조건 성공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보다 “처음 6개월은 적자일 수 있고, 어떤 고객층이 반응할지도 불확실하니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해두자”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결국 더 오래, 더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균형 잡힌 사고방식: 긍정과 부정 사이의 최적점

그렇다고 긍정적인 사고가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낙관적인 사람은 비관적인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6년 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적절한 긍정성은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균형이다. 내가 제안하는 이상적인 접근법은 이렇다:

  1. 목표 설정 단계: 긍정적 사고를 활용해 도전적이고 영감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다.
  2. 계획 단계: 방어적 비관주의를 활용해 발생 가능한 문제와 장애물을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한다.
  3. 실행 단계: 긍정적인 마인드셋으로 행동에 옮기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비관적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실제 적용 방법: 긍정과 부정의 조화

위의 전략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직장에서

  • 긍정적 접근: “이 프로젝트는 내 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방어적 비관주의 추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누가 반대할 수 있을까?”⠀

피트니스 목표에서

  • 긍정적 접근: “6개월 안에 10kg 감량이 가능하다.”
  • 방어적 비관주의 추가: “식단 관리가 어려울 때, 운동할 시간이 부족할 때는 어떻게 대처할까?”⠀

창업 과정에서

  • 긍정적 접근: “내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다.”
  • 방어적 비관주의 추가: “초기 6개월간 수익이 없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경쟁자들이 모방한다면?”

결론: 현실적 낙관주의가 답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단순한 조언은 오히려 우리의 성공을 방해할 수 있다. 대신 목표 달성을 위한 열정과 동기는 긍정적 사고에서 가져오되, 계획과 실행에서는 방어적 비관주의를 통해 현실적인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사고방식이다. 겉으로는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무작정 “난 할 수 있어!”를 외치기보다, “난 할 수 있어.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이렇게 대처할 거야”라고 말해보자. 그게 진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참고자료

  • 스즈키 유, <이능의 발견>, 세종서적, 2024
  • 줄리 K. 노럼, <걱정 많은 사람들이 잘되는 이유>, 한국경제신문, 2015
찬호

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피트니스 쪽에서 일한다.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

댓글 남기기

※ 본 글에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별도 표시가 없으면 Freepik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