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탓인 줄 알았던 근시, 진짜 원인은 따로 있었다: 눈 건강 지키는 실내 습관 5가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봐서 눈이 나빠졌다.” 지금까지 근시를 설명하는 가장 흔한 방식이다. 그런데 미국 뉴욕주립대(SUNY) 안과대학 연구팀이 2026년 2월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발표한 연구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문제는 스크린 자체가 아니라, 실내라는 환경 전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근시는 왜 지금 이렇게 빠르게 퍼지고 있나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이언스얼러트의 보도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젊은이의 약 40%가 근시를 갖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추세는 특히 동아시아에서 두드러지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근시의 원인으로는 오랫동안 스크린 사용 시간이 지목돼 왔다. 하지만 SUNY 안과대학의 시각신경과학자 호세-마누엘 알론소(Jose-Manuel Alonso) 교수는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다. 연구팀은 근시가 있는 21명(근시군)과 정상 시력의 13명(대조군), 총 34명을 대상으로 밝기와 대비가 다른 시각 자극에 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했다.

알론소 교수는 SUNY 보도자료에서 “근시는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유행병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그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화면이 아니라 ‘가까운 곳을 오래 보는 행위’ 자체가 문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동공(pupil)의 움직임에 있다. 가까운 사물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 눈의 동공은 수축한다. 밝기 때문이 아니라 상(image)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위한 광학적 반응이다.

실내에서 스마트폰이나 책을 볼 때 문제가 시작된다. SUNY 연구팀의 안과 박사과정생 우루샤 마하르잔(Urusha Maharjan)은 같은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책처럼 가까운 물체에 집중할 때, 동공은 밝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지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수축합니다. 어두운 실내에서 이 수축이 일어나면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근시군과 정상군에서 차이를 발견했다. 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초점을 맞추기 전부터 이미 눈이 더 안쪽으로 향해 있었고, 동공도 더 많이 수축했다. 이 조합은 망막의 ON 경로(빛을 처리하는 신경 회로)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다른 연구들에서도 ON 경로 약화가 근시와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그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이 제시한 가설은 이렇다. 근시 환자의 눈은 밝기보다 초점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작동하며, 이것이 망막 자극 부족이라는 피드백 루프를 만들고 근시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면 눈이 보호되는 이유

그렇다면 야외 활동이 눈 건강에 좋다는 기존 연구들은 왜 유효한가. 이번 연구는 그 이유를 더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밖에서는 햇빛이 충분하다. 야외의 빛은 실내 조명보다 수십 배 이상 강하다. 이 환경에서는 동공이 수축하더라도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절대량이 충분히 유지된다. 반면 실내에서는 기본 조도 자체가 낮기 때문에, 가까운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동공이 수축하는 순간 망막 자극이 급격히 줄어든다.

알론소 교수는 같은 자료에서 “야외의 밝은 빛 속에서는 동공이 수축해도 망막을 보호하면서 충분한 빛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근시 예방에 야외 활동이 효과적이라는 연구는 이미 다수 존재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 배후 메커니즘의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서 중 안경을 쓴 모습
Photo by Jamaica Cabahug on Unsplash

교정 렌즈가 너무 강하면 오히려 눈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예상치 못한 시사점이 하나 더 나왔다. 너무 강한 교정 렌즈에 관한 이야기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력보다 강하게 처방된 교정 렌즈는 초점을 보정하는 동시에 빛을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는 망막 자극 부족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설적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자들은 “결과적으로 망막 자극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근시가 발생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고 논문에서 결론지었다.

물론 이것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정확한 도수로 처방받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대목이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

이번 연구는 소규모(34명) 실험이며, 연구진 스스로도 이를 가설 단계로 명시했다. 실내 대 야외 환경을 직접 비교하거나 시력 변화를 장기 추적하지는 않았다. 알론소 교수는 “이것은 최종 답이 아니다. 측정 가능한 생리학적 근거에서 출발한 가설이며, 예방과 치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할 단초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과 종합하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은 명확하다.

  • 야외에서 하루 1-2시간 보내기 — 자연광에 눈을 노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 실내 조명을 최대한 밝게 유지하기 — 어두운 환경에서의 근거리 집중을 줄인다
  • 20-20-20 규칙 적용하기 — 20분마다 20피트(약 6m) 거리의 물체를 20초간 바라본다
  •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하고 정확한 도수 처방받기 — 과도한 교정은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다
  • 스마트폰·책을 보는 거리와 조명 환경에 신경 쓰기 — 장소와 밝기가 스크린 자체만큼 중요하다

결국 이번 연구가 남기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근시 예방의 열쇠는 스크린을 끄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빛이 있는 환경으로 눈을 데려가는 것일 수 있다.

참고자료

※ 면책 조항: 이 글은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시력 변화나 눈 건강 문제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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