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 만에 혈압·심박수·혈당이 모두 개선된 야간 공복법 — 하루 1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오늘 마지막 식사는 몇 시에 하셨나요? 막연히 ‘늦게 먹으면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확히 몇 시간을 비워야 효과가 생기는지는 잘 모르는 분이 많으실 거예요. 2026년 2월,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그 숫자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밤사이 13시간만 공복을 유지해도 혈압, 심박수, 혈당이 동시에 개선된다는 임상 결과입니다. 특별한 식단 변화 없이, 먹는 시간대만 바꿨을 뿐인데요.

수면 중 혈압이 ‘다이핑’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건강한 심장은 잠드는 동안 혈압이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이걸 ‘혈압 다이핑(blood pressure dipping)’이라고 부릅니다. 낮 시간 대비 10~20% 정도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 이 다이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의학계의 일관된 견해입니다.

그런데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이 다이핑이 방해를 받습니다. 소화 과정에서 대사 활동이 활발해지고, 혈압이 내려가야 할 시간에 오히려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2025년 연구에서는 야식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쾌한 꿈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노스웨스턴대 신경과학과·일주기리듬수면의학센터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에 착안했습니다. 취침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고 조명도 어둡게 한 뒤, 밤사이 13~16시간 공복을 유지한 그룹은 수면 중 혈압 다이핑이 평균 3.5% 개선됐습니다. 작은 숫자처럼 보여도, 심장 전문가들은 이 정도 개선이 장기적으로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데 의미 있다고 봅니다.

심박수 5%, 혈당까지 — 하나의 습관이 동시에 개선하는 이유

혈압만 좋아진 게 아닙니다. 야간 심박수도 평균 5% 감소했습니다. 심박수가 낮다는 건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데 힘을 덜 쓴다는 뜻입니다. 잠자는 동안 심장이 진짜로 ‘쉬었다’는 의미입니다.

혈당 관리도 달라졌습니다. AHA 저널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낮 시간의 혈당 조절이 개선됐고 췌장이 인슐린을 더 효과적으로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간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인슐린 민감도가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좋아질까요? 핵심은 서카디안 리듬(일주기 리듬)입니다. 우리 몸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회복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밤에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몸이 제대로 회복 모드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혈압, 심박수, 혈당 조절 모두 이 리듬에 맞춰 최적화됩니다.

13시간 공복,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연구 참가자는 36~75세 성인 39명이었습니다. 과체중·비만이었고, 특별한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닙니다. 단지 취침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고 다음 날 첫 식사까지 13~16시간을 비운 것뿐입니다. 7.5주간 진행됐습니다.

인상적인 건 따로 있습니다. HealthDay 보도에 따르면 연구 종료 후에도 참가자의 90%가 자발적으로 이 습관을 유지했습니다. 실험이 끝났는데도 스스로 계속했다는 거예요. 그만큼 몸이 보내는 긍정적인 신호를 직접 느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7시에 식사를 마쳤다면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물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됩니다. 13시간이면 됩니다. 극단적인 단식이나 칼로리 제한이 아닙니다. 단지 먹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영양사의 한마디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딱 하나만 바꿔보세요. 저녁 식사 시간을 30분씩 앞당기는 것입니다. 당장 13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저녁 8시였다면, 내일은 7시 30분, 다음 주에는 7시로 조금씩 당기면 됩니다.

특히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걱정되시는 분, 야식 습관을 끊고 싶은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몸이 반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보듯, 7.5주면 변화가 측정됩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요!

나나

영양사. 식품컬럼니스트. 요가와 PT를 즐기고 자연식물식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 영양제 보다 자연식품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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