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로 끝나는 새해 목표 말고, 커리어 기본값 3가지를 바꿔라

매년 새해가 되면 목표를 세웁니다. 올해는 다를 거라고 믿으면서. 그런데 목표를 세우면 세울수록 실패 확률이 올라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목표라는 이름의 버그

목표에는 구조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목표는 “지금 내가 완벽히 알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미래가 예측 가능하고, 세상이 정지해 있다고 가정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가 몇 번이나 됩니까. 프로젝트는 방향이 바뀌고, 회사는 구조조정을 하고, 시장은 예고 없이 움직입니다. 목표를 세울 때의 전제가 6개월 뒤에는 완전히 다른 현실이 됩니다.

스티브 호이엔(Steve Huynh)은 커리어에도 브레이킹 체인지가 필요하다는 글에서 이 문제를 정확히 짚어냅니다. 목표는 “hope-based planning”, 희망에 기반한 계획이라는 겁니다. 희망이 나쁜 건 아닙니다. 하지만 희망만으로는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 아닌지

취업에 성공할지는 내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승진이 될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결과를 목표로 세웁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안 나오면 좌절합니다.

이게 은근히 압박이 되더군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가 에너지를 갉아먹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통제감의 착각’이 여기서 작동합니다. 목표를 세운다는 행위 자체가 “나는 이걸 할 수 있다”는 통제감을 줍니다. 그런데 그 통제감이 착각일 때, 현실과의 충돌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반면 행동은 내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오늘 몇 개의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할지, 인맥에게 커피챗을 제안할지, 아침 30분을 새 기술 학습에 쓸지 — 이건 100% 내 손에 있습니다. 결과가 아닌 행동에 집중할 때 목표는 자연히 따라오는 부산물이 됩니다.

커리어와 변화
이미지 출처: A Life Engineered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커리어를 대하는 방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브레이킹 체인지(Breaking Chang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근본적인 변경을 말합니다. 조금씩 패치하는 게 아니라, 기존 인터페이스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행동 패턴을 조금 수정하는 게 아니라, 기본값(default)을 바꾸는 거입니다.

기본값이 강력한 이유는 행동경제학의 넛지 이론에서 잘 설명됩니다. 사람은 기본 설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바꾸려면 에너지가 들거든요. 그래서 기본값이 행동을 결정합니다. 장기 기증률이 나라마다 극적으로 차이 나는 것도 “기본값이 동의냐 거부냐”의 차이입니다.

목표를 세우는 건 의지력에 의존하는 겁니다. 기본값을 바꾸는 건 시스템을 바꾸는 겁니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커리어 기본값 3가지

1. 배움의 기본값 — “시간 날 때”에서 “매일 고정”으로

“시간 날 때 공부해야지”는 기본값이 아닙니다. 기본값은 캘린더에 고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매일 아침 30분, 혹은 점심 이동 시간 20분을 기술 업데이트나 독서로 지정합니다. 구체적인 시간대와 장소가 없으면 기본값이 아닙니다.

2. 네트워크의 기본값 — “필요할 때”에서 “지금 주기적으로”로

커리어에서 네트워크는 쓸 때 만드는 게 아닙니다.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이미 늦습니다. 링크드인 연구에 따르면 채용의 70%는 공개된 채용공고 외의 경로로 이루어집니다. 기본값을 “월 1회 동료 또는 멘토에게 연락하기”로 설정합니다. 부담 없이 근황을 묻는 짧은 메시지면 충분합니다.

3. 피드백의 기본값 — “평가 때”에서 “분기마다 스스로”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루프가 없으면 방향 감각을 잃습니다. 분기에 한 번이라도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고정합니다. 회사 성과 평가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자기 커리어의 운영자는 회사가 아니라 나입니다.

결론은, 목표를 세우는 에너지를 기본값을 설계하는 데 쓰라는 겁니다. 뭐 목표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방향 감각은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의지력으로 목표를 밀어붙이는 방식은 배터리가 다 되면 멈춥니다. 기본값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의지력이 없어도 굴러갑니다.

오늘 딱 하나만 바꿔보시길. 배움이든, 네트워크든, 피드백이든. 기본값이 바뀌면 커리어가 바뀝니다.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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