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게 생산성이라고? 나폴레옹의 3주 방치 전략

미루기는 나쁘다고 배웠습니다. 할 일은 즉시 처리해야 하고, 쌓아두는 건 게으름의 증거라고. 그런데 나폴레옹은 달랐습니다. 편지를 받으면 3주 동안 그냥 뒀습니다. 읽지도 않고, 답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80%의 편지가 알아서 해결됐습니다.

이게 게으름일까요, 아니면 전략일까요.

나폴레옹이 편지를 3주 동안 방치한 진짜 이유

나폴레옹은 유럽을 휩쓴 군사 천재였습니다. 동시에 엄청난 양의 업무를 처리해야 했죠. 편지, 보고서, 민원, 요청.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는 의도적으로 긴급하지 않은 편지를 3주 동안 방치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뀌거나, 상대방이 알아서 해결하거나, 아예 문제 자체가 사라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주 후 다시 확인하면 80%의 편지는 더 이상 답장이 필요 없었다고 합니다.

이걸 행동경제학 용어로 표현하면 ‘자연 해결률(self-resolution rate)’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처리하거나, 중요도가 사라집니다.

현대로 가져오면 이렇습니다:

  • 이메일 80%는 답장 없이도 해결됨
  • 기술 이슈 중 상당수는 재부팅하면 사라짐
  • 프로젝트 리스크 대부분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음

물론 이게 모든 일에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이 “그냥 두면 알아서 해결되는 일”입니다.

당신이 미뤄야 할 것과 절대 미루면 안 되는 것

그렇다면 무엇을 미뤄야 할까요. 나폴레옹 기법의 핵심은 “긴급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겁니다.

미뤄도 되는 것:

  • 단순 정보 공유 이메일 (답장 안 해도 업무 진행됨)
  • 기술 버그 중 워크어라운드가 있는 것
  • 회의 요청 중 명확한 안건이 없는 것
  • 프로젝트 리스크 중 발생 확률이 낮은 것

절대 미루면 안 되는 것:

  • 고객 불만, 보안 이슈, 시스템 장애
  • 명확한 마감이 있는 업무
  • 의사결정이 필요한 병목 지점
  • 다른 사람의 업무를 막고 있는 것

저도 이 원칙을 써보니까 효과가 있더군요. 이메일함을 보고 “이거 3일 뒤에도 중요할까?”를 자문했습니다. 그랬더니 답장해야 할 이메일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실제로 3일 뒤 확인하면 대부분 상황이 진행되어 있거나, 다른 사람이 처리했거나, 아예 중요하지 않아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폴레옹 기법 설명 이미지
이미지 출처: Effectiviology

의도적 미루기가 위험해지는 3가지 순간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미루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조 효과(ostrich effect)입니다. 부정적인 정보를 회피하려는 심리죠. 나쁜 소식은 무시하면 사라질 거라고 착각합니다. 통장 잔고가 부족할 때 확인을 안 하는 것처럼. 이건 나폴레옹 기법이 아니라 그냥 현실 도피입니다.

두 번째는 미루기 중독입니다. 나폴레옹 기법을 핑계 삼아 모든 걸 미룹니다. “3주 뒤에 봐야지”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합니다. 이건 생산성 전략이 아니라 게으름입니다(…).

세 번째는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입니다. 일은 주어진 시간만큼 늘어납니다. 3주 여유를 주면 문제 해결도 3주 걸립니다. 명확한 마감이 없으면 일은 무한정 지연됩니다.

그래서 나폴레옹 기법에는 명확한 마감이 필수입니다. “3주 뒤에 다시 확인”이라는 구체적인 기한. 이게 없으면 그냥 방치가 됩니다.

미루기를 생산성 도구로 만드는 실전 공식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나폴레옹 기법을 실전에 적용하려면 이 공식을 따르면 됩니다:

1단계: 긍정적 결과 vs 부정적 결과 평가

  • 미뤘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 → 자연 해결, 타인 처리, 중요도 하락
  • 미뤘을 때 나쁜 결과가 나올 가능성 → 문제 확대, 신뢰 손실, 기회 상실

긍정적 결과가 더 크면 → 미루기 부정적 결과가 더 크면 → 즉시 처리

2단계: 명확한 마감선 설정

  • 3일, 1주, 3주 등 구체적 기한 정하기
  • 캘린더에 “재확인” 일정 등록
  • 마감 전에 다시 평가

3단계: 추적 시스템 만들기

  • 미룬 일을 기록 (이메일 폴더, 태스크 매니저 등)
  • 마감일에 알림 설정
  • 결과 확인 후 패턴 학습

저는 이메일에 “3일 뒤”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애매한 이메일은 일단 여기로 옮깁니다. 3일 뒤 다시 보면 80%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나머지 20%만 실제로 답장합니다. 이렇게 하니까 이메일 처리 시간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모든 일을 즉시 처리하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지만, 나폴레옹은 달랐습니다. 그는 시간을 필터로 썼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만 남기는 필터. 당신의 할 일 목록에서 하나만 3일 미뤄보세요. 그게 3일 뒤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면, 그때 하세요. 아마 절반은 이미 해결되어 있을 겁니다.

참고자료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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