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에 빠져 창업 실패할 뻔한 내가 발견한 시간관리법

매일 아침 이메일함을 열 때마다 새로 밀려온 100개의 메일을 보며 한숨 쉬는 당신, 사실 진짜 문제는 이메일이 아닙니다.

3년 전, 저는 IT 스타트업을 준비하면서 하루종일 이메일만 들여다보던 사람이었어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메일을 확인하고,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새로운 메일이 왔나 확인했죠. 그러다 우연히 제이크 냅의 ‘메이크 타임’이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구글벤처스의 디자인 파트너가 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피니티 풀’이라는 개념을 접하고 나서야 깨달았죠. 제가 끝없는 수영장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는 걸요.

메일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깨달은 건 스타트업 멘토님과의 미팅에서였어요. “하루에 이메일 몇 번 확인하세요?”라는 질문에 저는 자신 있게 “실시간으로요!”라고 답했죠. 그때 멘토님이 던진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요. “그럼 언제 진짜 일을 하시나요?”

가짜 일에 빠져 진짜 일을 놓치고 있던 나날들

‘메이크 타임’에서는 우리가 이메일에 중독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요. 이메일을 처리할 때마다 작은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죠. 받은 메일함을 ‘0’으로 만들면 마치 큰일을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하지만 이건 함정이에요. 책에서는 이것을 ‘가짜 승리’라고 부르더라고요.

  • 아침 출근길에 메일 20개를 처리했다? 가짜 승리
  • 점심 먹으면서 메일 30개를 정리했다? 가짜 승리
  • 퇴근 전 메일함을 깨끗이 비웠다? 역시 가짜 승리

진짜 중요한 건 그날의 핵심 업무, 바로 ‘하이라이트’를 얼마나 잘 해냈느냐는 거예요. 저의 경우엔 신규 서비스 기획이나 투자자 미팅 준비 같은 것들이었죠.

’버너 리스트’로 우선순위 확실히 하기

제이크 냅이 제안한 ‘버너 리스트’ 전략은 제 업무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요리할 때처럼, 중요한 일은 앞쪽 버너에 두고 자주 확인하는 거죠. 저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Today’s 하이라이트’를 정해요. 그리고 그것만 앞쪽 버너에 두고 집중하죠.

  • 오늘의 하이라이트: 투자 제안서 완성하기 (앞쪽 버너)
  • 팀 회의 준비하기 (중간 버너)
  • 이메일 확인 및 답장 (뒤쪽 버너)
  • 일상적인 운영 업무 (뒤쪽 버너)

재미있는 건, 이렇게 하니까 오히려 업무 효율이 올라가더라고요. ‘메이크 타임’의 조언대로 이메일은 하루 세 번으로 제한했어요. 아침 9시, 점심 후 2시, 퇴근 전 6시. 처음엔 불안했지만, 진짜 급한 일은 전화가 오더라고요.

디지털 디톡스로 에너지 관리하기

‘메이크 타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끊임없는 이메일 확인은 정신적 에너지를 빠르게 소진시킨다는 거죠.

이 책의 조언을 따라 저는 요즘 주말마다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고 있어요. 토요일 오전엔 근처 산에 가서 걷기도 하고, 일요일엔 카페에서 책을 읽죠. 놀라운 건, 월요일 아침이 되면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는 거예요.

  • 평일: 이메일 확인 시간 정하기 (하루 3번)
  • 토요일: 산책이나 운동으로 몸 움직이기
  • 일요일: 독서나 취미 활동으로 마음 채우기
  • 매일 저녁 9시 이후: 이메일 금지

이렇게 규칙적인 ‘디지털 디톡스’를 하다 보니, 업무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가 생겼죠.

이제는 나만의 방식으로

‘메이크 타임’에서 배운 개념들은 제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여전히 하루에 50통 이상의 이메일을 받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휘둘리지 않아요. 오히려 이메일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한 도구가 됐죠. 여러분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메일을 관리하는 법을 찾으셨으면 해요. 우리의 목표는 메일함을 비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일을 이루는 거니까요.

이메일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세요. 여러분의 시간과 에너지는 더 가치 있는 곳에 써야 하니까요.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메이크 타임 (구글벤처스의 혁신적 시간관리법) –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지음, 박우정 옮김, 김영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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