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 성실함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걸 아는가.
지난 주말,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키던 후배가 번아웃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늘 야근을 자처했고,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주말까지 반납하곤 했다. 성실하다는 칭찬을 들으면서도, 정작 그가 얻은 것은 지친 몸과 마음뿐이었다.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실함이 독이 되는 순간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 메일을 확인하고, 퇴근 전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업무가 쏟아지는 일상이다. 퇴근 후에도 카카오톡과 이메일 알림이 끊이지 않는다. 마치 끝없이 물이 흐르는 인피니티 풀처럼, 현대 직장인들은 끊임없는 정보와 업무의 흐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는 마치 인피니티 풀에서 계속 수영하려는 것과 같다. 결국 지치고 말 것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과도한 노력이 비효율을 낳는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우리 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입사원 A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때마다 디자인에 지나치게 공을 들였다. 밤을 새워가며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고, 색상 하나하나를 고르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정작 중요한 내용 구성은 부실해졌고, 수정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과도한 노력은 종종 본질을 놓치게 만든다.
완벽주의라는 달콤한 독약
완벽주의는 성실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이는 마치 달콤한 독약과 같다. 다음과 같은 징후가 있다면 위험 신호다:
-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자책한다
-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기 전까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
-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검토와 수정에 할애한다
- 자신의 성과를 절대 만족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이러한 완벽주의는 결국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성실함을 강점으로 만드는 새로운 접근법
어떻게 해야 할까? 성실함이라는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중요한 일과 긴급한 일을 구분하여 우선순위를 정한다
- ‘충분히 좋은’ 상태를 정의하고, 그 수준에 도달하면 과감히 마무리한다
- 하루에 집중할 핵심 업무 3가지만 선정하여 처리한다
- 정기적인 휴식과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관리한다
-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한다
이제 달라져야 할 때다. 성실함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명한 성실함으로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자. 성실함을 약으로 만드는 여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