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 체중은 5kg 줄었지만 기억력은 오히려 좋아졌다.
얼마 전 동네 헬스장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리는 40대 회사원과 웨이트 존에서 덤벨을 드는 50대 사업가가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논쟁의 주제는 바로 ‘뇌 건강을 위해선 어떤 운동이 더 좋으냐’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 중 뇌 건강에 더 좋은 것은 무엇일까?
뇌가 좋아하는 운동의 비밀
운동이 뇌 건강에 좋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달부터 매일 아침 30분씩 조깅을 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업무 중 실수가 줄어들었다. 이게 다 운동 덕분이라니, 신기하지 않은가?
실제로 운동을 하면 근육이 펌프처럼 작동해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이렇게 되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뇌로 공급되면서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특히 의사결정과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자극을 받으면서 업무 능력도 향상되는 것이다. 여기에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니, 이래서 운동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놀라운 점은 이런 변화가 생각보다 빨리 나타난다는 것이다.
유산소운동의 매력, 뇌가 쾌활해지다
며칠 전 점심시간에 동료와 30분 걷기를 했더니, 오후 회의 때 아이디어가 술술 떠올랐다. 유산소운동의 힘이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심박수를 높이고 혈액순환을 개선해준다. 특히 반복적인 동작이 호흡과 일치되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한다고 한다.
나도 요즘 아침 조깅 후에는 하루가 상쾌하게 시작된다. 무엇보다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데, 이게 바로 유산소운동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특히 아침 시간대의 유산소운동은 하루 종일 뇌를 활성화된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무산소운동도 놓치지 말자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2주째,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단순히 근육만 커진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력이 생긴 것이다. 근력 운동은 근육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덤벨이나 저항 밴드를 이용한 간단한 운동도 뇌 건강에 효과적이다. 특히 무산소운동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무산소운동을 할 때는 정확한 자세와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뇌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는 마치 복잡한 퍼즐을 푸는 것처럼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나는 처음에 단순히 근력 향상만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점차 운동 중에 느끼는 집중의 순간이 업무시간의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또한 근력 운동 중에는 자세와 호흡에 집중해야 해서 자연스럽게 마인드풀니스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일상 속 듀얼 태스킹으로 뇌를 깨우다
최근 시작한 나만의 운동 루틴이 있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영어 팟캐스트를 듣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 되었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머리를 쓰는 듀얼 태스킹은 작업 기억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하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등산을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올라가는 동안 보이는 나무들의 이름을 외우고, 내려올 때 복습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처럼 시작했는데, 이런 작은 도전이 기억력 향상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등산하면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정원을 가꾸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상생활 속 활동도 적절한 운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집안일을 하면서도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산소운동이냐 무산소운동이냐를 따지기보다는, 둘 다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내 경우 아침엔 가벼운 조깅으로 시작해서 저녁엔 간단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데, 이렇게 하니 건강도 좋아지고 업무 능력도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운동을 시작하는 데 늦은 때란 없다. 당신의 나이나 체력에 맞춰 천천히 시작해보자.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오늘부터 가벼운 산책이라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뇌는 이미 그 변화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