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이 심부전을 부르는 이유, 허리둘레와 염증의 관계

체중이 정상 범위여도 뱃살이 많다면 심부전 위험은 높아진다. 새로운 연구가 우리가 오래 믿어온 BMI의 한계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뱃살과 심부전, 얼마나 강하게 연결돼 있나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심부전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BMI는 심부전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대만 국립양밍교통대학교(National Yang Ming Chiao Tung University) 의대생 스주한 천(Szu-Han Chen)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Jackson Heart Study에 참여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약 2,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는 2000~2004년 사이에 연구에 등록했으며 심부전 진단 이력이 없는 성인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약 7년간 추적 관찰했고, 이 기간 동안 112명이 심부전을 새로 진단받았다.

연구 결과, 허리둘레와 허리-키 비율이 높은 집단에서 심부전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BMI가 높은 집단에서는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왜 BMI보다 허리둘레가 더 중요한가

BMI는 키와 몸무게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지방이 ‘어디에’ 축적되었는지를 반영하지 못한다.

캘리포니아 롱비치 메디컬센터 MemorialCare 심장·혈관 연구소 심장 전문의 케빈 샤(Kevin Shah) 박사는 헬스라인(Healthline)에 “체중이 어느 부위에 집중되어 있는지가 총 체중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관 비만 수술 전문의 미르 알리(Mir Ali) 박사도 “복부·몸통 비만은 말초 비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들과 일치하는 강력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다만 두 전문가는 BMI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짚었다. 알리 박사는 “BMI는 계산이 간단하고 비만 관련 질환 위험을 판별하는 데 여전히 표준적으로 쓰이는 지표”라고 밝혔다.

복부 비만과 심장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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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은 어떻게 심장을 위협하는가

이번 연구의 핵심 발견은 복부 지방과 심부전 사이의 연관성 중 4분의 1에서 3분의 1가량이 전신 염증으로 설명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고감도 C반응단백(hsCRP)을 염증 마커로 사용했다. 내장 지방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 창고가 아니다. 샤 박사에 따르면 내장 지방은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조직으로, 인슐린 저항성·고혈압·혈관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염증성 분자를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장기간의 만성 염증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장 근육에 부담을 주어 결국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알리 박사도 같은 맥락에서 “복부 지방은 내장 기관을 감싸며 기능을 저해하고, 비만은 심장 근육을 굳히고 펌프 기능을 약화시키는 염증 반응을 키운다”고 말했다.

허리둘레와 염증 마커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연구진은 의료 현장에서 허리둘레와 염증 수치를 함께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했다.

천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겉으로 정상 체중처럼 보이는 사람도 왜 심부전이 생기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허리 사이즈와 염증을 추적하면 임상의가 위험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심부전을 예방하는 전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샤 박사는 이 연구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결과를 더 넓은 집단에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내장 지방, 염증, 심혈관 질환을 연결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여러 집단에서 이미 확립돼 있으므로 결과는 대체로 다른 인구에도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뱃살 줄이기,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전문가들은 부위별 지방 제거(‘스팟 감소’)는 불가능하며, 전체적인 체중 감량이 복부 지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알리 박사는 “복근 운동은 근육을 강화하지만 지방은 온몸 전체에서 연소되므로, 의미 있는 체중 변화를 위해서는 식단과 생활 방식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샤 박사가 권고하는 일상 습관은 다음과 같다: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 정제 탄수화물·포화 지방 제한을 포함한 건강한 식단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90만 명 이상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며, 이는 전체 사망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체중이 정상 범위 안에 있더라도 허리둘레와 염증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면책 조항: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궁금증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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