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걷기도 못하는 이유, 뇌과학이 알려주는 5가지 해법

예전부터 걸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안 했던 건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운동화는 현관에 있고 시간도 있는데 왜 못 할까요. 최근 뇌과학은 이게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뇌가 당신을 막고 있습니다.

왜 30분 걷기도 시작하지 못할까

목표를 세우면 뭔가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내일부터 30분 걷는다.” 이렇게 선언하면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다음 날이 되면 안 합니다.

이런 경험 있지 않습니까.

큰 목표는 뇌에게 위협으로 인식됩니다. 편도체(amygdala)라는 뇌 부위가 있습니다.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 같은 곳인데요. 연구에 따르면 새롭고 어려운 목표는 편도체를 활성화시켜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합니다. 싸우거나 도망가거나(fight-or-flight) 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망갑니다. 핸드폰을 봅니다. 커피를 내립니다. 운동화를 신지 않습니다. 뇌가 당신을 지키려고 방해하는 겁니다.

큰 목표가 뇌에 주는 압박

문제는 제가 이걸 3년째 알면서도 안 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뭐 어쩌겠습니까. 뇌과학은 왜 그런지도 설명합니다. 의지력은 소모품이거든요. 하루 종일 일하고 결정하고 참다 보면 저녁에 남는 의지력이 별로 없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고 부릅니다.

30분 걷기는 작은 목표 같지만 뇌에게는 아닙니다.

  • 언제 나갈까
  • 뭘 입을까
  • 어느 코스로 갈까
  • 날씨는 괜찮나
  • 돌아와서 샤워는

이 모든 게 결정입니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합니다. 그래서 기본 설정(default)을 바꾸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소파에 앉아 있으면 그대로 있는 게 기본값이거든요.

결국 안 하는 겁니다.

아주 작은 단계로 뇌를 속이는 법

그런데 신기한 건, 단계를 아주 작게 쪼개면 뇌가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30분 걷기” 대신 “운동화를 현관에 꺼내놓기”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뇌는 이걸 위협으로 안 봅니다. 그냥 신발 옮기는 거니까요. 편도체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저도 이 방법을 써보니까 정말 효과가 있더군요. 원문에서 제시하는 5가지 전략을 김노마식으로 정리해드립니다.

1. 아주 작은 질문으로 시작하기

“30분 걸을까?”가 아니라 “운동화 어디 뒀더라?” 같은 질문입니다. 뇌가 “이건 할 수 있네” 하고 반응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스몰 스텝 접근(small step approach)‘이라 부릅니다.

2. 머릿속으로 시각화하기

실제로 걷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현관문 열고 나가서 첫 발걸음 내딛는 모습을요. 뇌과학에서는 시각화가 실제 행동과 같은 신경 회로를 활성화시킨다고 합니다. 리허설인 셈이죠.

3. 미세한 행동 하나만 하기

운동화를 신는 것. 딱 여기까지만 목표로 합니다. 신고 나서 안 나가도 됩니다(물론 신으면 나가게 되지만). 이게 은근히 압박이 되더군요. “신발까지 신었는데” 하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4. 장애물을 미리 제거하기

“내일 비 오면?” 같은 변명을 미리 차단합니다. “비 오면 실내에서 제자리걸음”처럼요. 뇌는 변명거리를 찾는 데 천재입니다. 미리 막아놓으면 할 수밖에 없습니다.

5. 작은 보상 챙기기

걷고 나서 좋아하는 커피 한 잔. 이런 식으로 즉각적 보상을 줍니다. 뇌는 장기 이익보다 단기 쾌락에 반응합니다. 행동경제학의 ‘현재 편향(present bias)‘이죠. 이걸 역이용하는 겁니다.

걷기 습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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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뇌와 싸우지 말라는 겁니다

이상입니다.

결론은, 뇌와 싸우지 말고 뇌를 속이라는 겁니다. 의지력으로 밀어붙이는 건 배터리로 집 전체를 돌리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금방 닳습니다.

대신 환경과 단계를 바꾸면 뇌는 알아서 따라옵니다. 30분 걷기가 목표라면 오늘은 운동화만 꺼내놓으세요. 내일은 신어보고요. 모레쯤 문 밖에 나가보면 됩니다.

물론 그래도 잘 안 된다는 것이 슬프지만(…). 뭐 과학이 만능은 아닙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나만 바꿔보시길.

참고자료

김노마

🧠 뇌과학자. 습관연구가.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한다.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긴다. 자기계발과 라이프해킹 관련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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