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안녕! 의지력 없이 운동 습관 만들기 10가지 전략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데 왜 몸은 더 피곤해지는 걸까? 거짓말 같지만 움직이지 않을수록 에너지는 더 떨어진다. 이건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 뇌 속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화학 작용 때문이다.

소파에서 시작된 하강나선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일하는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웃기지만, 나도 한때는 운동을 거의 안 하던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겪은 일이다. 처음엔 ‘출근 안 해도 되니까 얼마나 좋아!’ 했는데, 웬걸. 몇 주 지나자 엉덩이가 아프고, 등이 결리고, 뭔가 계속 초조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더라.

문제는 내가 얼마나 안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는지 몰랐다는 거다.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있으면 계속 앉아있고만 싶다. 몸이 불편한데 이 몸으로 움직이고 싶지는 않은 거지. 이런 상태가 바로 ‘하강나선’이다. 작은 변화(재택근무)가 의도치 않은 결과(운동 부족)를 낳고, 점점 상황이 악화되는 악순환.

뇌는 단지 속에 갇혀 있지 않다

놀라운 사실은 운동이 몸뿐만 아니라 뇌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뇌는 신비로운 기관이지만 결국 몸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몸으로 하는 일들이 뇌의 화학 구조를 직접 바꾼다.

“운동은 상승나선을 가동시키는 가장 단순명료하고 효과가 큰 방법”이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헬스장에서 하는 복잡한 운동이 아니라 ‘그냥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이 뇌를 깨우는 마법

과학적인 얘기를 간단히 하자면, 운동은 우리 뇌에서 ‘행복 호르몬'(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을 분비시키고 ‘뇌 근육’을 키워준다. 10분만 달려도 뇌의 도파민 회로가 활성화되고, 주 3회 운동은 항우울제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헬스장에서의 본격적인 운동이 아니라 계단 오르기, 청소하기, 좀 더 멀리 주차하고 걷기만 해도 뇌는 바로 반응한다.

진짜 중요한 건 이거다. 운동을 하면 몸이 더 가벼워지고, 잠이 더 잘 오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이게 바로 ‘상승나선’이다. 하루 10분 움직임이 내 뇌와 몸을 서서히 다른 상태로 바꿔놓는 마법 같은 과정이다.

운동을 하면 뇌가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이건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주는 천연 아편과 같은 물질이다. 또한 운동은 엔도카나비노이드계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이 물질은 대마초의 유효성분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해 통증 감도를 낮추고 안녕감을 높인다.

일본과 태국 연구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8주 동안의 운동 수업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급격히 감소시켰다. 이는 전형적인 상승나선의 예로, 생활에서 일어난 한 가지 변화가 심지어 서로 무관해 보이는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운동은 수면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일주일에 나흘을 중간 강도로 운동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더 빨리 잠들고 더 오래 잠을 잤다. 또한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많아져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의지력 없이 운동 습관 만들기 – 게으름 극복 전략 10

“알겠어, 운동이 좋다는 건 이해했어. 근데 문제는 내가 너무 게을러서 운동할 마음이 안 생긴다는 거야!”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매일 듣는 얘기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거다. 이게 ‘네가 게으르다’가 아니라 ‘네 뇌가 게으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뇌는 교묘하게 변화를 거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게으른 뇌를 속이고 움직이게 할까? 내가 직접 해보고 내 회원들에게도 효과 있었던 10가지 실용 전략을 소개한다:

1. ‘운동’이란 단어를 버려라

‘운동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활동적으로 놀기’로 프레임을 바꿔라. 주 3회 자전거 타기, 공원에서 친구들과 프리스비, 등산 데이트… 뭔가 재밌게 몸을 쓰는 활동을 찾아봐. 운동복 없이도 할 수 있는 활동이 최고다.

2. 2분 규칙을 활용해라

“그냥 2분만 해보자”라고 자신에게 약속해. 러닝화 신고 문밖으로 나가서 2분만 달려보기. 요가매트 깔고 2분만 스트레칭하기. 대부분의 경우 일단 시작하면 더 하게 된다.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3. 운동을 일상에 끼워넣어라

출퇴근길에 한 정거장 일찍 내려서 걷기, 화장실 갈 때 건물 반대편 화장실 이용하기, 전화통화는 항상 서서 하기, 회의는 걸으면서 하기. 별도의 ‘운동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아라.

4. 작은 성공을 축하해라

팔굽혀펴기를 한 번 했어도 그날의 성공으로 기록하고 축하해라. “오늘 팔굽혀펴기 1개 성공!” 달력에 체크하거나 메모장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성취감의 맛을 보게 하라.

5. 친구를 끌어들여라

혼자서는 못 하는 일도 누군가와 약속하면 지키게 된다. 운동 친구를 만들어라. 안 나가면 벌금 내기 같은 시스템도 효과적이다.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필요하다.

6. 보상 시스템을 만들어라

넷플릭스는 러닝머신 위에서만 보기, 좋아하는 팟캐스트는 산책할 때만 듣기, 맛있는 디저트는 운동 후에만 먹기 같은 규칙을 만들자. 강력한 보상과 연결된 습관은 더 오래 지속된다.

7. 환경을 바꿔라

운동화를 침대 옆에 두기, 요가매트를 TV 앞에 펴두기, 아령을 책상 위에 놓기. 운동할 거라는 시각적 신호를 곳곳에 배치하라. 반대로 리모콘은 서랍에 넣어두고, 게임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라.

8. 계단 전용 엘리베이터 프리패스

3층 이하는 무조건 계단, 1km 이내는 무조건 걷기, 주차는 항상 건물에서 가장 먼 곳에 하기 같은 단순한 규칙을 만들어라. 이런 작은 규칙들이 모여 하루 운동량을 크게 늘린다.

9. 시작의 장벽을 없애라

운동복을 미리 가방에 넣어두기, 러닝화는 현관문 옆에 두기, 물통은 미리 채워두기. 운동 전에 해야 하는 준비 단계를 최소화해라. 시작이 너무 복잡하면 포기하게 된다.

10. 목표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라

체중이 아닌 측정 가능한 다른 목표를 세워라. 한 달 동안 매일 10분 걷기 달성하면 원하던 물건 사주기. 목표 달성표를 냉장고에 붙여두고 매일 체크하라. 생각보다 달성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내 회원들과 나의 실제 경험

피트니스 센터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회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다. 40대 직장인 김 부장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김 부장님은 5년간 운동이라곤 리모컨 들기밖에 안 하셨던 분이다. 처음엔 우리 센터에 등록만 해놓고 3개월 동안 안 나오셨다. 어느 날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겁을 먹고 찾아오셨다.

“트레이너님, 저 이러다 진짜 큰일 날 것 같아요. 근데 운동은 너무 힘들고…”

그래서 제안했다. “하루에 딱 10분만 걸으세요. 그것만 한 달 해보시고요.”

2주 후, 김 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계단 오르는 게 편해졌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괴로워요.”

한 달 후에는 10분 걷기가 30분으로 늘었고, 3개월 후에는 주 3회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셨다. 6개월 후 건강검진 결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이게 바로 ‘상승나선‘의 마법이다. 처음 10분의 운동이 뇌를 깨워서 더 나은 수면을 만들고, 좋은 수면이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로 더 많은 운동을 하게 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기분은 건강한 식습관으로 이어지고…

이런 선순환은 운동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효과다. 올림픽 선수처럼 운동할 필요도 없다. 그냥 몸을 좀 더 움직이면 된다. 그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우연히 운동의 효과를 경험하고 피트니스 업계로 진로를 바꿨다.

코로나 때 집에만 있으면서 피로감, 집중력 저하, 우울감을 느꼈다. 그때 우연히 읽은 책에서 “하루 10분만 걸어도 뇌가 달라진다”는 내용을 봤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던 아침 10분 산책이 내 인생을 바꿨다.

어떤 거창한 목표도 없이 그저 바깥 공기를 쐬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수준이었는데, 이게 내 기분과 에너지 레벨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렇게 운동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됐다.

이제 시작해! 뇌가 뭐라 하든 무시하고

운동하고 싶지 않은 마음, 운동해봐야 도움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그냥 뇌가 변화를 거부하는 반응일 뿐이다. 뇌는 현상유지를 좋아한다. 그리고 지금 네 뇌는 게으름의 편안함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네가 뇌의 주인이지, 뇌가 네 주인이 아니다.

해결책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작은 습관들의 조합이다. 완벽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직접 실천하는 것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 된다. 소파에 앉아있는 대신 걷는 1분, 그 1분이 상승나선의 시동을 거는 힘이다.

‘이미 시도해봤는데 소용없었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줘봐. 뇌는 매번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교통 상황처럼 같은 도로도 시간대에 따라 다르듯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 효과가 없었던 방법이 지금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오늘부터 당장, 딱 10분만 움직여보자. 네 뇌가 어떤 변명을 하든 무시하고. 그리고 그 10분이 만들어낼 기적을 경험해보자.

찬호

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피트니스 쪽에서 일한다.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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